무리한 사업확장하지 않고 '한우물' 외길 등이 영향…김대중 정부시절 지원도 한 몫

【중소기업신문=배정호 기자】 최근 건설업계에서 호남지역에 뿌리는 둔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이 그동안 주택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 그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두 호남의 중견건설사가 약진을 거듭하면서 지명도도 높아졌다. 최근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인수전에 뛰어들어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1조원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금호산업의 유력인수후보로 거론되면서 호반건설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정도가 됐다. 특히 호반건설은 부동산경기가 긴 잠을 자는 가운데서도 그동안 동탄 신도시를 비롯한 주택분양에서 잇따라 완판에 성공, 주목을 받았다.

중흥건설역시 호남지역 건설사 최초로 자산 5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그동안 성장가도를 질주해왔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너무 돈을 많이 번 탓일까. 검찰은 현재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부자를 비자금조성혐의로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검찰은 중흥건설이 순천 신대지구 개발과정에서 불법 사업계획 변경으로 수백억 원대 이익을 취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정 회장이 개입했는지를 집중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은 부진한 업황을 헤치고 고속성장을 해온 결과 지난해 주택공급실적에서 국내 굴지의 대형 주책건설사들을 제치고 1위와 3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두 건설사가 불황한파 속에서도 성공한 주요 원인은 한 눈을 팔지 않고 주택건설에 매진해 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남의 두 건설사는 외환위기와 세계금융위기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사업다각화가 아닌 주택사업 외길에 집중한 점이 오늘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풀이다.

결정적인 원인은 정부가 제공하는 택지개발지구를 대폭 확보한 것이 도약의 발판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부가 인·허가를 마치고 택지지구 조성을 끝낸 공공택지를 매입해 자금이 묶인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금운용으로  부동산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극복한 것이 사업성공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대부분 오너체제로 의사결정이 빠르고 책임경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들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안정된 자금운용으로 내실경영을 펼쳐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대중 정부시절에 호남지역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수혜를 입은 것이 성장의 배경이 됐다고도 풀이한다. 중흥건설의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제회복의 밑거름이 됐다며 감사와 치하의 서신을 받은 지난 1999년 매출은 456억 원에 그쳤으나 이듬해인 2000년 에는 매출이 864억 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 이듬해는 1142억 원 매출로 1천억 원을 돌파했다.

호반건설의 매출도 지난 1999년 38억 원의 소형건설사에서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988억 원으로 급증했다. 호반건설도 김대중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같이 가파른 성장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은 호남뿌리의 두 중견건설사가 재무구조가 건실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착실한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정권지원 등으로 갑자기 성장한 일부 건설사들이 그동안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도산한 것과는 달리 호반과 중흥건설은 재무상태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이 두 건설사 오너들이 과거 무리한 확장이 화를 초해한 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고 이를 반면교사를 삼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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