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원 내보내면서 연봉 오른 배경은?…부당노동행위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아

▲ 지난해 대신금융그룹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대신에프앤아이 공식출범식에서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미소 지으며 기념케이크을 자르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대신금융그룹 이어룡 회장의 보수가 오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어룡 회장에게 지난해 보수 20억1천만원을 지급했다. 급여 13억5700만원과 상여금 6억56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를 월별로 계산하면 매달 1억1200만원을 받은 셈이다. 그의 지난 2013년 급여는 6억8400만원이었다.

고액연봉으로 미루어 그동안 이 회장의 증권업계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남편인 고 양회문 회장이 작고한 지난 2004년 회장직에 취임할 때만 하더라도 이 회장이 과연 대신증권을 제대로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샀다. 하지만 경영솜씨에선 어떤 평가를 받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연봉측면에서는 10여년 만에 증권업계 '탑클래스'로 부상했다.

이 회장 연봉이 크게 오른 것은 대신증권이 지난해 비교적 좋은 경영실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77억7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이 업황부진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 회장이 대신증권 실적개선의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이 회장이 회장으로 올라설 당시 만해도 리딩 증권사그룹에 속했던 대신증권이 현재 중형급 증권사로 전락했던 점에 비추어 그가 지난 한해의 경영실적만으로 경영능력을 평가받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없지않다.

이 회장이 받아간 거액의 연봉에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수백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가운데 이 회장의 연봉이 껑충 뛴 데 대해 직원들에게만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실시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서는 약 3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은 편인데 직원들을 무더기로 정리한 이 회장의 인력구조조정을 비롯한 증권업계의 감원에 대해 정치권 일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수억원대 연봉과 보너스를 챙기면서 직원들만 퇴출시키는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묵과하지 않겠다"며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는 노사갈등이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대신증권 노동조합인 대신증권지부는 사측이 구조조정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는 물론 노조탄압을 일삼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관련문제로 양홍석 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설 위기에 처했다가 여야합의 불발로 상황을 모면한 바 있다.

최근에도 대신증권지부는 정치권이 참여한 금융권 구조조정 관련 세미나에서 대신증권의 ‘전략적성과관리체계’의 부당성과 지난해 희망퇴직과정 중에 빚어진 퇴출 압박 사례를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희망퇴직과 관련 “어떤 면에서는 정리해고보다 훨씬 더 고약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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