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호산업 본입찰 마감…호반건설 하나금융서 4000억 인수금융 받기로


【중소기업신문=배정호 기자】 금호산업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본 입찰이 28일 오후 3시 에 마감된다. 채권단은 입찰 금액을 검토한 후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금호산업의 본입찰과 관련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유력후보로 부상, 가장 주목을 받고있다.

호반건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최종 입찰 여부와 입찰가 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전에 비공개 이사회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입찰 여부와 입찰가 등은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손을 잡고 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얻어내는 등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등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7일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에 4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주선하기 위한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했다.

호반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4000~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하나금융의 지원금을 더하면 최대 1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베팅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갖게 됐다. 다만 하나금융그룹 산하 은행에서 호반건설에 직접 4000억원을 지원해주는 게 아니라 해당 금액만큼의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개념이다. 하나금융이 직접 한도대출을 지원해주는 금액은 200억원에 불과하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인수에 성공하면 건설업계에서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5위였던 호반건설이 20위인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 곧바로 10대 건설사 반열에 오르게된다.

보다 주목되는 점은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확보, 항공업에도 진출해 재벌그룹으로 부상하게 된다는 점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0.08%)이기 때문에 금호산업을 품으면 아시아나 항공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 지분 46%를 포함, 금호터미널(100%), 금호사옥(79.9%),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IDT(100%)를 계열로 두고 있다. 금호산업의 인수전이 단순 건설사 인수전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하나금융그룹의 호반건설 지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꿈꾸는 박삼구 회장에게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호반건설이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날수록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편,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날 보유지분 57.48%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산업은행, 대우증권, 농협, 우리은행, 매래에셋, 국민은행 등 6개사로 구성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를 꾸려 매각을 진행한다.

운영위는 응찰 업체들이 제시한 조건을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별한다. 본입찰에 한 업체도 참가하지 않았거나, 응찰 업체가 제시한 금액이 채권단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낮을 경우 매각은 연기된다. 운영위의 3분의 2이상이 동의할 경우 매각을 연기할 수 있다.

한 곳 이상 업체가 응찰하고 해당 업체의 제시 금액이 채권단을 만족시키는 수준일 경우 29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매매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MOU 이후에는 금호산업 채권단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조건을 전달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묻는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보다 1원이라도 높은 금액을 제시할 경우 채권단 보유지분 중 50%+1주는 박 회장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7.48%는 추후 매각하게 된다.

우선협상대상자, 혹은 박 회장 중 최종 협상자가 선정되면 2~3주에 걸쳐 매수자 실사가 이뤄진다. 이후 운영위와 인수자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게 된다. 공정위의 승인이 떨어지면 매각은 완료된다.

매각가는 8000억∼1조원 에 이를 전망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산업은행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한 57.5%(약 1955만주)다. 시장에서는 현 주가 가치가 5000억원 수준이지만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를 인수할 기회라는 프리미엄을 감안, 경영권프리미엄을 3000~5000억원으로 잡을 것 같으면 실제 인수전에서의 가치는 8000억∼1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 2월 말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호반건설, MBK파트너스, IBKS-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등 5곳을 입찰 적격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예비실사 과정에서 호반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재무적투자자(FI)가 미온적 행보를 보여 중도에 손을 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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