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회삿돈 빼돌려 원정도박'이 동국제강의 '민낯'…제왕적 족벌경영의 전형적인 폐단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동국제강의 민낯이 드러났다. 동국제강의 오너인 장세주 회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상습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로 두번째 쇠고랑을 찼고, 이 회사는 열악한 재무상황에서도 장 회장에게 수십억원의 퇴직금을 아낌없이 지급했다. 사회지도층의 처신치고는 수준이하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굴지의 철강사라는 면모는 온데간데 없고 '오너 배불리기'만 남아있어 소수의 오너가 지배하는 제왕적 지배구조의 폐단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동국제강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장세주 회장은 1분기에 퇴직금 25억1000만원 등 34억5900만원을 받았다. 재벌닷컴이 올해 1분기 임원 보수 내역을 조사한 2317개사중 상위 3위에 달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수십억원을 챙긴 장 회장에 대한 시선은 차갑다. 이 회사가 부실한 곳간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상황은 올해도 좋지 않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지속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3694억원으로 8.2% 줄었으며 당기순손실도 1668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결정된 유니온스틸 흡수합병 과정에서는 60여명의 직원들도 회사를 떠났다.

동국제강은 빠듯한 주머니사정으로 백기사 역할을 했던 포스코 주식도 내다팔았다. 동국제강은 지난 19일 포스코강판 주식 58만8000주 전량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 주식은 과거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됐을 동국제강이 사들인 주식이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향후 보유 중인 다른 투자지분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만큼 곳간 사정이 좋지않다는 방증이다.

장 회장의 두둑한 퇴직금이 논란이 되는 이유다. 시민단체는 이를 파렴치하다고까지 비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동국제강은 경영난으로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두 회사에서 모두 급여를 받으며 대표이사 및 이사로 재직 중인 장 회장이 퇴직금까지 따로 받아 챙기는 것은 파렴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퇴직금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장 회장은 현재 구속중이다. 장 회장은 상습도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고있다. 과연 우리나라 굴지의 철강사 오너가 받고 있는 혐의가 맞는지가 두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2005년부터 올해 3월까지 회삿돈 210억여원을 빼돌려 일부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호텔에서 도박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삿돈 횡령에는 거래대금 부풀리기와 불법 무자료 거래, 허위직원 등재로 급여 빼돌리기 등의 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경제개혁연대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장 회장은 유죄 선고를 받자마자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며 “2004년 당시 대표이사였던 장 회장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현재까지 그 직을 유지하고 있으니, 동국제강으로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 손해를 자초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장 회장은 지난 2004년 회사 예금 465억원을 개인 대출금 담보로 제공하고 회사 자금 16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장 회장은 이날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21일 장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상습도박, 배임수재, 외국환거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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