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급감속 국내는 규제완화에 주택경기 호조로 실적가뭄에 '단비'

[중소기업신문=베정호 기자]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실적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 47조420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이들 10개사의 올해 총 수주 목표액인 121조5400억원의 39% 수준이다.

이중 국내 공사 수주액은 30조6410억원으로 전체 수주 실적의 64.6%를 차지했다. 10대 건설사의 평균 수주·매출 구조가 해외 부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오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올해 국내 부문의 수주 비중이 커진 것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등 규제 완화와 주택시장 호조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사업 추진이 활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대형 건설사끼리 맞붙은 1조1775억원 규모의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사와 3조5천억원에 이르는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단 플랜트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되면서 국내 수주가 증가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해외 수주액은 16조7795억원으로 전체 수주물량의 35.4%에 그쳤다.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 영향으로 공사 발주를 연기하거나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곳도 계약 체결을 미루면서 신규 수주에 타격이 컸다.

이중 시공능력평가 6위의 GS건설은 6월 현재까지 8조5748억원의 공사를 따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GS건설의 연초 수립한 올해 수주 목표액은 11조8천5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벌써 72.4%를 달성했다.

GS건설은 지난 1∼2년 사이 중동 등지에서 수행한 해외 플랜트 공사의 대규모 적자로 어려움을 겪은 뒤 올해 국내 주택사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서울 강동구 고덕 주공6단지·행당 6구역 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에서만 상반기 총 수주액의 40%선인 3조3천845억원을 따내 이 부문에서도 수주 1위를 차지했다.

GS건설은 해외에서도 2조9천615억원을 챙겨 상반기 해외 수주 2위의 실적을 올렸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외는 리스크가 커 수익성이 있는 프로젝트 위주로 선별 수주한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공통적인 수주 전략"이라며 "대신 호황기를 맞고 있는 주택과 안전한 국내 공사 위주로 수주 물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6월 현재까지 7조5946억원을 수주해 2위를 차지했다. 해외 플랜트 사업이 주력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5조4864억원(72.2%)의 공사를 수주해 해외 수주 부문 1위에 올랐다.

3위는 대우건설로 5조1653억원을 수주했다. 국내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최대 규모인 3조5천억원의 에쓰오일 울산 제2공장을 대림산업과 공동 수주하면서 국내 수주에서만 총 5조117억원을 따냈다. 이는 상반기 총 수주액의 97% 수준이다. 해외 수주액은 1536억원이었다.

시공능력 평가 1위인 삼성물산은 올해 발주된 공공공사 중 가장 큰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사 수주에 성공하면서 총 5조1216억원을 수주했고, 재개발·재건축 등 국내 공사로만 4조5229억원을 따낸 롯데건설이 총 수주액 4조784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림산업(4조3675억원), SK건설(3조6300억원), 포스코건설(3조4589억원), 한화건설(3조225억원) 등 순으로 수주금액이 많았다. 포스코건설도 국내 수주액이 3조4589억원(89.2%)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건설은 2조3천억원 규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기반시설 공사 수주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총 3조225억원의 공사를 따내며 상반기에만 올해 수주목표치(5조원)의 80% 가까이를 달성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은 1조7010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치며 국내·외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액인 27조6천900억원의 6.1%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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