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못내 거리로 내몰린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긴급인터뷰

롯데그룹의 골목상권 침탈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소상공인 권익대변단체 소상공인연합회가 천막사무실을 차렸다. 연합회는 기존 서울 여의도 기계산업진흥회관 3층에 있던 사무실을 내놓고 국회대로변에 설치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천막사무실 차린 연합회를 보는 시선은 양갈래로 나뉜다. 그동안 제대로 된 대변단체가 없어 대기업의 횡포에도 숨죽이고 살아왔던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천막이라도 쳐서 어루만지겠다는데 대한 동정의 시선과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 아니냐는 색안경을 낀 시선이다.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밝힌 천막사무실 운영에 대한 답변은 이런 논란과 좀 동떨어져 있었다. 최 회장은 '현실적이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답했다. 고갈된 연합회 자금으로는 더이상 사무실 관리비와 임차료 등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회의실 등 필요성이 있어 초기에 빠듯한 사정에도 무리하게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고 2년여를 버텨왔지만, 지속된 자금압박을 더이상 감당하기가 힘들어 이번에 나왔다"며, "앞으로 천막사무실에서 소상공인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작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천막을 펼치게 된 배경에는 중기청 보조금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대해 최 회장이 거리로 나온 이유중 하나가 보조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중기청 압박용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최 회장은 "이미 말했지만 천막사무실은 현실적인 선택. 압박용이었다면 다른 모습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다만, 연합회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에서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그동안 소상공인을 위해 추진해온 사업 진행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 구매·판매 등에 관한 공동사업 △소상공인 육성을 위한 정책조사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중기중앙회 같은 경우 보조금만 100억이고 사업비까지 하면 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570만 소상공인들의 현안을 챙기기 위한 단체가 이제 막 출발한 만큼 정부 도움이 절실한데 보조금을 준다는 약속이 자꾸 미뤄지고 있어 난감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연합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부의 후원을 받지 않고 소상공인들의 대변단체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소상공인들에게 연합회를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이 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중기청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데는 연합회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깔려 있다. 당초 공동대표제로 운영돼왔던 연합회는 올 초 선거로 최승재 회장 단독체재로 변경됐다. 하지만, 최 회장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 독자행동을 본격화 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들두고 중기청은 연합회의 집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만큼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기청이 이미 연합회를 법정단체로 인정한 상황에서 갈등해소에 너무 뒷짐을 지고 있는 것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에대해 최 회장은 중기청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변한다. 최 회장은 "적법한 선거로 선출됐다는 것을 지도감독한 중기청 스스로 인정했다. 제기된 가처분소송 등 재판에서도 다 이겼다. 하지만 중기청은 갑자기 운영능력이 없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말을 바꾸며 보조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 회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쪽과 합의를 보라는 것은 법을 어기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말이다"라며, "주무관청인 중기청이 심판자는 아니지만 최소한 적법성을 따져 정리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현재 롯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해도해도 너무한 골목상권 침탈행위에 대한 경고음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최 회장은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은 그동안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은 곳"이라며 "그동안 롯데 때문에 눈물을 흘린 소상공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롯데사태를 계기로 이런 소상공인의 눈물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롯데랑 협상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한 것도 없다. 비단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하는 대기업들은 아직도 넘친다. 궁극적으로는 대기업들이 상생을 추구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인식을 바꾸자는 것이 불매운동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회장은 "소상공인들에게 단순히 사탕을 하나 물려주는식의 정책과 지원을 반대한다"며, "소상공인들이 대기업과 경쟁할 수있도록 자생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제도와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연합회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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