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보다 빠르고 편리,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인기

▲ 저비용·편리성으로 무장한 P2P금융업체들이 10%대의 중금리 사업자금을 공급하며 개인대출을 넘어 벤처·자영업대출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사진=8퍼센트 홈페이지 캡쳐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P2P금융'이 중소기업대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통신(IT) 기술과 저비용·편리성으로 무장한 P2P금융업체들은 시중은행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보다는 낮은 대출금리로 사업자금을 공급하며 개인대출을 넘어 벤처·자영업대출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P2P대출시장의 규모는 신규대출액 52억6000만원, 대출건수 336건을 기록했다. 2014년에 57억8000만원(455건)의 대출이 거래됐던 점에 비춰보면 1년 새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P2P는 'peer to peer'의 약자로 P2P금융은 개인과 개인이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투자 및 대출을 받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2014년 말 뉴욕증권거래소에 시가총액 약 9조원으로 상장한 렌딩클럽이 대표적인 예로, 핀테크(금융·IT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 산업의 혁신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P2P금융업체는 어니스트펀드, 8퍼센트, 렌딧, 빌리, 펀다, 소딧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서비스 초기 개인대상 소액대출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대출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지난달 핸드메이드 소품 전문 모바일 쇼핑몰인 '아이디어스'와 손잡고 스페셜 투자상품을 출시했다. 총 모집금액은 2억원으로, 투자기간 12개월에 연평균 수익률은 9%다. 이번 펀딩으로 유치한 투자금은 아이디어스의 마케팅 및 모바일 플랫폼 기술개발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국내 남성 수제화 업체인 '수아르떼'와 2억원 규모의 대출을 진행해 출시 4영업일 만에 투자금 전액을 모집하기도 했다.

어니스트펀드 관계자는 "P2P금융은 투자자들에게 건강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유망 업체에게는 성장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며 "P2P금융업과 유망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스페셜 딜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8퍼센트는 지난해 7월 카셰어링 회사 '쏘카'와 P2P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총 4회에 걸쳐 13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또 사무공간을 기업들에게 임대해주는 스타트업인 '패스트파이브'는 8퍼센트에서 투자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최근 서초점과 미드타운점(서울 역삼), 테헤란점(역삼)의 문을 열었다.

빌리도 지난해 9월 막걸리 전문점 '월향'의 광화문점 오픈을 위해 2억원 규모의 P2P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펀딩 시작 후 52시간 만에 모집 금액을 훨씬 웃도는 3억3100만원을 모았고, 11월에 1억6900만원 규모의 2차 펀딩을 진행했다.

펀다는 자영업자 전문 P2P대출 플랫폼이다. 개인의 신용도보다 매출, 상권 등 상점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10%대의 중금리로 대출해준다.

P2P금융은 은행 대출문턱을 넘기 힘든 신생초기 스타트업이나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이다. 대출금리가 은행권의 10%대 중금리대출 수준인 데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홍보 등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금융이 투자자들에게 저금리 시대에 알짜 재테크 수단으로, 창업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며 "대출금리도 은행권과 비슷한 연 7~15% 정도로, 기업들의 수요가 많은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신규 고객 발굴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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