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로 200만원대 위협⋯경기회복 기대 약화도 영향 큰 듯

[중소기업신문=이수정 기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과 갤럭시S8의 놀라운 예약판매 성적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뒷걸음 치고 있다. 주가가 1년여만에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뛴 상황에서 현 상황이 길어질 경우 본격적인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20일 오후 2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만7000원(-1.32%) 떨어진 201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5일 연속 파란불로 주가 200만원대가 위협받는 모습이다. 주가는 지난달 21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213만원대를 찍은 뒤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매매동향
외인 매도세가 수급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외인은 거의 한달 째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있으며 이날도 현재까지 외국계 창구로 8만6000주가 순매도 됐다. 지난 18일 기준 올해 외국인 삼성전자 누적 순매도(1조6300억원)중 1조2657억원이 지난달 15일에서 지난 18일 사이에 이뤄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 호조와 스마트폰사업 회복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수추천과 목표가 상향 행렬이 이었졌고 최근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서면서 급기야 ‘300만원’ 목표가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외인은 반대로 주식을 팔고 있다.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원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외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자사주 1차분 매입이 마무리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부터 4월 초까지 약 2조498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붉은 액정 논란 등으로 갤럭시S8 흥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전예약 판매가 100만대를 돌파했지만 실제 개통 첫날인 18일 26만대, 이틀째에는 6만여대 개통에 그쳤다. 애초 업계에서는 예약판매 100만대가 중복 집계 등으로 허수일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통상 예약판매가 실개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50~60%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전작 갤럭시노트7이 폭발사고로 조기단종 된 상황에서 갤럭시S8 흥행 여부는 삼성의 실적을 좌우할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인 매도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이 더욱 악화될 경우 그동안 관망하던 대기 차익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갤럭시S8의 초반 흥행 여부가 갈리는데다 대통령 선거 끝나고 정책 불확실성이 걷히는 5월 이후 외인 매매동향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