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1개월째 1.25% 동결
대내외 여건상 인하·인상 필요성 줄어

▲ 한국은행은 25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인하된 뒤 11개월째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현재 국내 경기의 회복 조짐을 보이고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경기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증가 행진을 지속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오르는 등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굳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새 정부가 추경 편성 등 재정을 동원한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올해 들어 135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상황도 아니다. 경기 회복세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 차이가 줄었지만, 국내 증시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코스피도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예견된 행보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100%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이들은 "기업 구조조정과 소비부진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등이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요인이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고 새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 금리 인하 필요성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한은 금통위는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이나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방향 등 대내외 여건변화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연준이 다음달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말께에는 보유자산 축소까지 실행할 것으로 보여 한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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