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친박계' 정찬우 이사장·이동걸 회장 교체 가능성
주금공·예보·캠코·기보 등 금융공기업 수장 거취도 주목

▲ 한국거래소, 산업은행 등 주요 금융공기업 요직에 자리잡은 '친박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조만간 불어닥칠 새 정부의 대대적인 인사태풍에 직면할지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밀려있던 금융권 후속 인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업계의 관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어 '친박'으로 분류되는 기관장들의 잔류 여부다. 대표적인 금융권 친박 낙하산 인사라는 낙인이 찍힌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주요 금융공기업 수장들은 벌써부터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요직에 자리잡은 친박 CEO들이 인적 쇄신 차원의 대대적인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날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곧바로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여야 이견 없이 가결했다. 최 후보자는 이르면 19일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새 금융위원장 취임으로 금융권 리더십에 변화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금융공기업 CEO 지형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대표적인 금융권 친박 인사로 꼽히면서 금융위의 경영평가를 받는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과 금융위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동걸 산은 회장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정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전부터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 여론 속에 거래소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정 이사장은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뒤 2013년 3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핵심 친박 인사다.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거래소 이사장에 낙점됐다.

현재는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지난달 15일 최순실씨의 청와대 인사 청탁에 따라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정 이사장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거래소 이사장은 사외이사 5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주권상장법인 대표 2명 등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다만, 금융위는 거래소 이사장이 직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선임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새 금융위원장 취임에 맞춰 정 이사장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교수를 지내는 등 'TK(대구·경북) 친박 인사'로 꼽혀왔다. 이 회장은 2012년 대선 전에 금융인 1365명의 박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이끌었고, 대선 캠프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 때문에 임명 당시 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인사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이 회장의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친박계의 색깔이 강해 새 정권과 궤를 함께하기가 힘들 것이란 시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이 회장이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춰 별다른 잡음 없이 산업은행을 이끌어 왔지만, 앞으로도 회장 자리를 지킨다면 대표적인 친박 인사가 새 정부의 중점과제 추진에 앞장서는 어색한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며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현 정권의 핵심인사로 수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2017년 10월 임기만료)과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2018년 5월 임기만료),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2019년 11월 임기만료),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2020년 1월 임기만료),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2019년 10월 임기만료) 등도 전 정부와의 인연으로 기관장 자리를 꿰찬 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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