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최대주주 지엔코, 반기문 테마주로 300억원 차익…인수 후 먹튀 배제 못해"

▲ SK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큐캐피탈의 SK증권 인수를 강력히 반대해온 노조가 파업 등 강력대응을 예고하면서 향후 매각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SK증권 신사옥. 사진=SK증권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SK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가 그야말로 망연자실이다. 노조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이자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큐캐피탈이 SK증권의 새 주인으로 결정될 경우 파업 등 강력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매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을 제시한 큐캐피탈이 SK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그룹과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가 지난 20일 실시한 SK증권 매각 본입찰에는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됐던 케이프투자증권과 큐캐피탈이 참여했다. 또다른 적격인수후보였던 호반건설은 중도에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오는 25일 SK증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SK증권의 매각 완료 기한은 내달 2일까지이며,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04%(특수관계인 포함)다.

SK증권 매각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금융사를 소유해선 안된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 매각 계약이 시일 내 체결되지 않으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여받을 수 있다. SK증권은 공정위에 매각 유예기간 2년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SK증권 노조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큐캐피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큐캐피탈이 회사를 인수하고 단기 구조조정을 통해 차익을 얻어 되파는 것이 목적인 구조조정전문회사인 만큼 국민의 재산을 책임지는 금융회사인 SK증권의 새주인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큐캐피탈에 대한 시장의 평판이 좋지 않은 데다 최대주주인 지엔코의 경우 지난해 반기문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출마 포기 전에 주식을 팔아 3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큐로홀딩스의 계열사인 케이파트너스는 (권경훈 큐캐피탈 회장이) 지난 2010년 납입자금 5000만원으로 세운 회사로 지난해까지 700억원 가까이 벌었고, 여기서도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잇속을 챙긴 의혹이 있다"며 "SK증권 인수 이후 먹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큐캐피탈은 현재 지주회사격인 큐로홀딩스를 중심으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즉 큐로홀딩스→큐로컴→지엔코→큐캐피탈→큐로홀딩스의 순환출자 구조다. 큐캐피탈은 그동안 M&A 등을 통해 자산을 불리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노조 관계자는 "큐캐피탈이 SK증권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있지만, 이 역시 믿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회사가 비전을 갖고 지속성장이 이뤄져야 고용도 안정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사측과 2017년 임단협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큐캐피탈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경우 파업까지 상정하고 강력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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