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해외사업 경쟁력 강화, 노조 갈등 해소 등 과제 산적
일관된 경영으로 '정권 코드 맞추기' 논란 빌미 제공 말아야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윤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윤 회장은 다시 한번 KB금융그룹의 도약을 이끌게 된다.

윤 회장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KB금융 내부에서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그는 과거 KB 내분 사태를 성공적으로 수습하고 ‘사상최대’로 통하는 좋은 실적을 이끌어 ‘리딩뱅크’ 위상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LIG손보, 현대증권 등 인수로 사업 외연을 크게 확장시켰다. 사실 이 때문에 윤 회장의 연임 성공을 예상하는 관측이 잇따랐다.

하지만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있다. 그동안 정권마다 금융수장 잔혹사가 반복된 탓이다. 더욱이 노조와의 갈등까지 겹쳐지면서 낙마를 예상하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외풍은 없었고 법적 하자없는 선임 절차로 노조의 반발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는 2020년까지 KB금융을 이끌게 될 그에겐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먼저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받는 국내 대출 중심의 수익구조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현재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 것으로 평가되는 해외 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글로벌 리딩뱅크’로 변모하는 초석을 깔아야 한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한다. 노조는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구조가 '회전문 인사'라며 절차상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해왔다. 사측이 회장 연임을 위해 설문조사와 사내 익명게시판에서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따라 윤 회장이 연임 확정 뒤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 앙금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 스스로도 “아직 제 정성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며 더 노력하겠다”며 대화를 약속했다.

지주사-은행 겸임 체제 해소 여부도 주목된다. 윤 회장은 KB사태를 봉합하면서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인수·합병으로 그룹 규모가 커지고 현안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겸임 체제를 지속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력에 눈치 보지 않는 독립경영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크다. 윤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노조의 반발에도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정부 기조에 적극 보조를 맞췄지만 새 정부 출범 뒤에는 반대로 채용을 확대하면서 정권마다 너무 다른 고용책을 펴고 있다.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는 민영화된 KB금융 수장으로서 일관된 경영으로 비판의 소지를 원천 차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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