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년차 코넥스 몸집 커졌지만…성장세 둔화 뚜렷
테슬라요건, 세제혜택 등 코스닥 활성화에 지원 집중
코넥스 무용론 고개…"맞춤형 시장활성화 대책 필요"

▲ 4차 산업혁명과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 정책적 수혜에 힘입은 코스닥이 유례없는 활황세를 맞고 있지만, 코스닥 상장 전 단계인 코넥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성장세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7월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넥스(KONEX) 개장식에서 내빈들과 상장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시장에 봄날은 올까. 최근 산업계 전반의 최대 화두인 '4차 산업혁명'과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한 '제이노믹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 등 정책적 수혜에 힘입은 코스닥이 연일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닥 상장 전 단계인 코넥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출범 5년차를 맞아 외형만 커졌을 뿐 질적 성장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코넥스 시장이 '성장 사다리'로서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자 일각에선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월1일 출범 당시 시가총액 4688억원으로 시작한 코넥스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4조3998억원으로 9배 가까이 몸집이 커졌다. 코넥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개장 첫 날 13억7849만원에서 전날 28억2000만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코넥스 상장사는 152개사로 출범 첫날(21개사)과 비교하면 7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최근의 코넥스 성장세는 둔화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올해 코넥스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21개로 지난해(50개)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올해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억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24억7000만원에 비해 45.3% 급감했다.

시가총액의 경우에도 지난해 7월 5조3000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주요 업체들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면서 1년새 1000억원 가량 줄었다.  

한국 증시의 막내 격인 코넥스 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과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 구축을 명분으로 2013년 7월 출범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맞물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중소기업과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넥스가 침체된 주요 배경으로 코스닥시장에 집중된 정책적 지원을 꼽는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 등 지원폭이 확대되고 상장문턱도 낮아지면서 굳이 코넥스 시장에 입성할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테슬라 요건'을 도입하는 등 코스닥 상장 문턱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또 금융당국은 전날 코스닥 기업투자에 대한 세제인센티브 제공과 신규벤치마크 지수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은 유례없는 활황세를 맞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52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2.53포인트(1.69%) 오른 753.91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강한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은 2015년 8월 11일(753.13) 이후 약 27개월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넥스가 코스닥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주식거래시장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시장의 외면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많다. 특히 코넥스가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미약해지면서 출범 이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무용론'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이 이전보다 쉬워지고 지원책도 확대되면서 코넥스를 거쳐갈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강해진 게 사실"이라며 "코넥스의 본래 목적인 인큐베이팅 기능이 활성화돼야 코스닥 시장의 발전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코넥스 거래 활성화와 시장 부양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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