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등 예비인수후보 기업들 입찰가격 예상 보다 밑돌아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대우건설 매각 예비입찰에 참가한 후보군들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대우건설 매각은 단순한 기업간 인수합병이 아니라 혈세 회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최종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호반건설 등 3~4곳 예비인수후보 업체들이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이 연매출 11조원대의 대형건설사인 만큼 인수후보들에게 통상 소요되는 4~5주 보다 긴 6~7주의 실사기간을 주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오는 12월 중 본입찰을 실시해 1월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보유 대우건설 지분 50.75%와 경영권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을 통해 못해도 2조원대의 공적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1조4000억원대를 밑도는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예비후보들의 인수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예상 보다 낮은 입찰가는 대우건설의 부진한 주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8000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예비입찰이 마감된 지난 13일 6500원까지 떨어지더니 현재 6000원대 마저 무너진 상황이다.

3분기 실적이 해외공사 돌발 악재로 시장의 기대치를 대폭 밑돈데다 과거 금품수수 행위에 따른 3개월 공공입찰 제한 조치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대우건설은 인도 타타 프로젝트 리미티드와 합작으로 뭄바이해상교량 공사의 2번 패키지를 수주했다. 공사비만 8억6300만달러(약 952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다. 이에 앞서 오만에서 초대형 정유시설 공사도 따내는 등 해외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국면”이라며 “애초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아람코 등 불참에 이어 예비후보군들의 인수의지에 대한 물음표까지 커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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