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트롤스 등 정몽규 회장 대주주 회사 합병 가능성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현대산업개발이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인 HDC(가칭)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가칭)으로 조직을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HDC 주식회사)로, 분할법인은 사업회사(HDC현대산업개발)로 신설된다.

HDC는 자회사·피투자회사 지분 관리와 부동산임대사업 등에 집중하면서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HDC현대사업개발은 기존 건설사업과 호텔사업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분할 비율은 42대 58이다. 기존의 현대산업개발 주주들은 분할 후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분할 비율대로 지분을 갖게 된다. 내년 5월1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주사의 사업 가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6일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존속회사인 HDC의 부동산개발사로서의 가치 상승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며 "분할 신설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일반적 건설사로서 사업을 영위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비해 존속회사인 HDC는 부동산 관련 개발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HDC는 향후 계열사 배당금을 통해 안정적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한편으로 부동산 관련 투자사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반 건설사보다 밸류에이션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사측은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의 강화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몽규 회장의 지배력 확대 포석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18.56%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9.98%), 템플턴자산운용(9.87%), 블랙록자산운용(5.03%) 등이 나눠 갖고 있다. 특히 3대주주 템플턴 자사운용은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정 회장은 부동산 관리 회사 아이서비스 보유 지분 10.61%(15만주), 토목·건축공사 계열사 아이앤콘스 보유 지분 4.79%(6만주)를 처분해 약 14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지주사와 자회사 아이콘트롤스의 합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 지분 29.89%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시 세금 혜택이 가능한 조세특례제한법이 내년에 일몰되고 국회에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 확대를 제한하는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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