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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박사의 알기 쉬운 경제] 현대차, 테슬라처럼 수소차 기술 개방해야 산다
기술력 높지만 수소충전소 설치비 비싸 보급에 걸림돌
‘갈라파고스 전략’으로 살아남을 수 없어…외연 확대해야
2018년 02월 12일 (월) 11:07:08 이원호 webmaster@smedaily.co.kr

세계 자동차 산업은 지금 대 변환기에 직면해 있다. 변화의 흐름은 대체로 다음의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첫째, 자동차 산업이 이제 더 이상 제조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즉 이동수단 산업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발전 속도에 맞춰서 자동차 산업이 우버와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 차량 간 그리고 차량과 다른 기기들 간의 데이터 연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새로운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둘째,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로 대체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의 선두주자는 단연 전기자동차로, 테슬라, 바이튼 등의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 흐름인 자동차 안에 모든 IT 기술이 접목되는 컨넥티드카로 진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두 번째 흐름인 차세대 친환경차로 전기자동차가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인가는 아직 확신을 못하는 분위기다.

전기자동차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연료가 되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한 화력발전소에서는 석유나 석탄을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완전한 친환경 자동차라고 할 수는 없다. 더욱이 전기자동차는 충전하는데 7~8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전기자동차의 대안으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FCEV)라 불리는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인 작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해 주행하는 일종의 전기자동차이다.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한 전기모터에 의해 자동차가 구동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등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둘 다 전기모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전기차 계열로 분류된다. 그러나 전기차는 리튬이온전지(2차전지)를 사용하는 반면,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외부에서 생성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동력에 공급하지만, 연료전지는 수소를 투입하면 전기와 물을 생성해 전기를 직접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소차는 궁극의 환경친화형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수소차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이다. 얼마 전 현대에서 개발한 수소차 ‘넥쏘’는 한 번에 6.3㎏의 수소를 충전해 최장 609㎞의 주행해 경쟁차인 도요타 미라이(502km)에 비해 긴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연료 충전도 단 5분 만에 마쳐 모든 전기차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었다.

전기차 개발에 주도권을 뺏긴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수소 제조에 이용되는 ‘부생수소’의 경우 제철과 석유화학 산업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들 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수소차 개발에 적합하다. 이처럼 현대자동차는 경쟁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해 나갈 환경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미래가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수소차 보급에 앞서 막대하게 소요되는 수소충전소 설립비용에 대한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소충전소 설립비용은 한 곳당 약 30억~50억원 정도로 전기차 충전소 1기(약 500만원)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편이다. 자칫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를 개발하고도 인프라(충전소) 부족으로 판매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일본의 경우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제조사와 도쿄가스와 같은 다양한 회사들이 공동 출자해 수소연료 충전소를 만들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국에 350개소를 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소차 양산 제조사가 현대자동차 하나 밖에 없어 제조사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고 정부가 주도해서 만든다면 특혜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이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수소차 분야에서 선도적 기업을 유지하는 방법은 과감하게 기술과 자본을 공유하는 ‘글로벌 수소차 연합’을 결성하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동종 및 이종 간 기업 연합을 주도해 기술을 공유하고 자본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어떤 기업도 ‘갈라파고스’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자만에 빠진 기업은, 기술을 공유하지 않아 결국 망하기 때문에 절대로 투자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어느 벤처 투자가의 말을 현대자동차는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이원호 논설위원·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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