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장 약속하지 않은 사무직종 대상…역삼각형 인력구조는 해소될 듯

▲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전경.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동부대우전자에 구조조정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 2월28일 동부대우전자 경영권을 넘겨받은 대유위니아가 팀장 자리에 부장이 아닌 차장을 선임하면서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양사의 사업내용이 큰 틀에서 다르지 않기 때문에 공통 기능인 기획, 전략, 연구개발, 디자인, 홍보 업무 등을 통합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관리조직의 규모도 줄어들게 됐다.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대우전자로 바꾼 대유는 생산직에 대해서는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관리직을 대상으로는 고용보장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분간 대우전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사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받거나 T/O(조직도상 필요인원)를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지난 달 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팀장 보임을 차장급으로 낮췄다. 부장이 7명인데 차장을 팀장으로 선임한 팀도 있다.

대우전자의 한 직원은 “차장을 팀장으로 선임하게 되면 부장들은 당연히 나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받게 되면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전자 관리직의 직급별 인력구조는 역삼각형을 띠고 있다. 1999년 대우그룹 워크아웃 이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오랜 기간 어렵게 회사를 꾸려가다 보니 임금수준은 업계 최하위로 떨어졌고 신입사원 채용도 끊기면서 기존 인원의 근무연수가 늘어나 나이와 직급이 타 경쟁사에 비해 무거운 편이다. 관리직 3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부장이고 부·차장이 과반에 이른다.

몇년간 동부가 인수해 경영해왔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 인사적체에 따른 고령화 및 고직급화 문제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에 성공한 대유 입장에서는 조직을 젊게 해 역동성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괄적으로 나이와 직급만 보고 구조조정을 할 경우 대우전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전직 대우전자의 임원은 “대우전자는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항상 리스크가 존재하며 이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해외 마케팅 경험이 적은 대유 입장에선 오히려 필요한 인원에 대해서는 우대를 해서라도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와 함께 신속하게 새로운 CI(이미지 통합작업)를 발표하고 사무실도 합치면서 물리적인 합병을 마무리 한 대유호가 앞으로 화학적인 통합까지 이뤄내 시너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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