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 은폐 등 각종 의혹 꼬리 물어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결국 중도하차 했다. 작년 3월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였다.

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거취에 대해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에게 회사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부분을 이사회가 흔쾌히 승낙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권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였지만, 새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는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

이날 권 회장의 돌연 사임 결정을 두고 재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권 회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권 회장은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경제인단에서 제외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됐다. 특히 권 회장이 참가 신청까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결국 낙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청와대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풀이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권 회장이 문 대통령의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와 2017년 12월 중국 방문에서도 제외되면서 사퇴설이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추진한 포스코 자원개발사업에 이명박 정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권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앞서 권 회장은 최순실씨에 대한 특검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권 회장을 포스코 수장으로 낙점하고 이를 빌미로 포스코의 광고계열사인 포레카 지분 강탈 등 최씨의 이권 챙기기를 돕거나 묵인하게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권 회장과 함께 사퇴설이 제기됐던 황창규 KT 회장이 회사 임원들이 국회의원들을 불법 후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권 회장에 대한 공과는 뚜렷하다. 그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문어발식 확장으로 누더기가 된 포스코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 은폐 의혹, 성진지오텍 지원 논란 등은 여전히 많은 궁금증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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