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에 이어 또다시 비주류 등극…업계 ‘의혹’ 눈초리

[중소기업신문=이기영 기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사진)이 포스코 신임 회장에 선임됐으나 그 배경을 두고 짬짜미 인사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권오준 회장에 이어 이번에도 비주류 인사가 회장이 된 것에 대해 포스코 안팎에선 객관적인 인선 기준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다른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신임 회장은 부산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관리직으로서 포스코에서 재무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을 잠깐 한 후 2016년부터 2년간 포스코 CFO를 맡으며, 당시 권오준 회장과 함께 포스코 투톱 체제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올 2월부터 지금까지 약 4개월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이력으로 보면 통상적인 개념의 포스코 회장의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포스코는 1998년 유상부 회장 때부터 20년 간 엔지니어가 회장을 맡아왔고 권오준 회장 이외의 회장들은 모두 제철소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2014년 회장에 오른 권오준 전 회장에 대해서도 당시 제철소장 출신이 아닌 기술연구소장 출신인 점 때문에 자격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결국 선임 배경을 놓고 권 전 회장 부인의 청탁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직접 밀었다느니, 최순실이 밀었다느니 등등 말이 많았다.

권 전 회장 부인인 박충선 대구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강대 2년 후배로 박 전 대통령의 지역구인 대구지역에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을 맡고 있었으며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도 일을 도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인사는 “권오준에 이어 이번에도 현장 경험이 없는 재무 출신을 회장으로 뽑은 것이 의아하다”며 “두 번 연속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회장이 된 데에는 뭔가 배경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회장의 선임을 두고 25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권오준 전 회장의 비리를 덮어줄 사람이 뽑힌 것”이라며 인선 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권오준 전 회장과 CFO로서 호흡을 맞춰왔던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회장이 되면서 그동안의 권 전 전회장 관련 여러 의혹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오준 사단으로 이번에 유력 후보에 올랐던 장인화, 오인환 사장들도 다음 정기주총까지는 자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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