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반기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암행 점검
윤석헌 "금융사와 전쟁불사"…고강도 제재 예고
불완전판매 심각한 중소형사, 보험개혁 첫 타깃

▲ 보험 등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금융개혁 드라이브가 예고되면서 보험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 과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금융개혁 드라이브가 예고되면서 보험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두 수장이 연일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치며 부조리한 영업관행 및 불완전판매가 심각한 금융사에 대해 엄정대응 방침을 밝힌 만큼 보험권에 매서운 '사정 한파'가 몰아칠 수 있어서다. 특히 수년째 불완전판매 '다발'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가 뒤따를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 하반기 중 보험과 증권 등 권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스터리 쇼핑(암행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 분야의 경우 상품구조가 복잡한 투자형 보험상품이 변액보험과 금융소비자 접점이 큰 실손의료보험 등이 주요 점검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미스터리 쇼핑은 금융당국이 고객을 가장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 실태를 조사하는 것으로, 적합성 원칙과 상품설명 의무 등 총 14개 항목을 평가해 우수(90점 이상), 양호(80점대), 보통(70점대), 미흡(60점대), 저조(60점 미만) 등급으로 구분한다.

이번 보험권 미스터리 쇼핑은 지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당시 금감원이 19개 생명보험사 소속 540명의 보험설계사에 대한 변액보험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우리아비바·KDB·KB·현대라이프·ING·AIA·PCA생명 등 7개사가 6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저조' 평가를 받았다.

삼성·한화·미래에셋생명은 가장 높은 '양호' 등급으로 평가됐다. 교보·동양·신한·알리안츠·푸르덴셜·흥국생명은 '보통' 등급을, 동부·메트라이프·에이스생명은 '미흡'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올 하반기 미스터리 쇼핑은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외친 이후 실시되는 첫 점검이라는 점에서 고강도 제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 사건사고로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인 만큼 바로잡아야 한다"며 금융회사와의 전쟁을 언급했다. 윤 원장은 "불완전판매가 여러 금융권에서 확대되는 추세"라며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위험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감독·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에서는 현대라이프생명과 KDB·PCA생명 등 일부 중소형사들은 고객만족경영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해 현대라이프생명의 불완전판매비율이 0.93%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업계 평균(0.33%)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어 KDB생명(0.81%), PCA생명(0.75%), 흥국생명(0.68%), KB생명(0.62%), ING생명(0.59%) 등의 순이었다.

변액보험의 경우 흥국생명의 불완전판매비율은 1.76%에 달했고 KDB생명(1.50%), 라이나생명(1.47%), 신한생명(1.06%), 처브라이프생명(0.99%), DGB생명(0.96%), PCA생명(0.83%), KB생명(0.74%) 등이 뒤를 이었다. 변액보험의 불완전판매비율 업계 평균은 0.44% 수준이다.

손보사 중에서는 에이스손보의 불완전판매비율이 지난해 0.44%를 기록해 손보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화재(0.17%), AIG손보(0.16%), DB손보(0.15%), 메리츠화재(0.13%), 한화손보(0.11%), 롯데손보(0.10%), 흥국화재(0.08%) 등의 순으로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금융사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불완전판매비율이 수년째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중소형사들이 보험개혁 드라이브의 첫 타깃이 될 전망"이라며 "이들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로 불완전판매 축소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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