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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의 프리즘] 문 대통령, 어느덧 ‘레임덕’시작됐나
지지율 58%로 하락…자기 정치하는 청와대 참모들 자진사퇴해야
2018년 08월 10일 (금) 17:05:43 조한규 webmaster@smedaily.co.kr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58%를 기록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온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조사해 9일 발표한 조사결과다. 이는 ‘드루킹 특검’, ‘한시적 전기요금 누진세 완화’,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등에 대한 비판 여론과 남 북, 북 미관계의 교착상태, 경제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요즘 논의되고 있는 문제들, BMW나 전기요금 등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이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조정국면이다”, “그동안 너무 높았다”면서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아울러 이들은 “경제가 회생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내려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참여연대 출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와대와 정부 간의 갈등설을 제기하면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불화설이 다시 점화된 것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을 둘러싼 경제정책 혼선이 심화될 경우 경제회복은 더욱 요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어느덧 ‘항룡유회(亢龍有悔)’란 말인가. ‘항룡유회’는 ‘주역(周易)’의 첫 번째 괘인 ‘건괘(乾卦)’의 육효(六爻)의 뜻을 설명한 ‘효사(爻辭)’에 나오는 말이다.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용이니, 뉘우침이 있을 것이다”는 뜻이다. ‘건괘’는 용이 승천하는 기세로 제왕(帝王)의 기상을 표현한다. 네 단계가 있다. ‘잠룡(潛龍·잠재적 대권주자)’→‘현룡(見龍·대권주자)’→‘비룡(飛龍·지지도 높은 대통령)’→‘항룡(레임덕 대통령)’의 네 단계다.

‘항룡’은 승천한 용이다. 공자(孔子)는 “절정까지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높아 교만하기 때문에 민심을 잃고, 너무 스스로 높아 착한 인사들을 낮은 지위에 두게 되므로 보필을 받을 수 없다. 이러면 무엇을 하여도 후회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며 교만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 요체다.

정약용(丁若鏞)은 ‘주역사전(周易四箋’에서 “‘항룡유회는 사시(四時)와 더불어 함께 극한(極限)에 도달함이다”며 추이(推移)에 따라 ‘건(乾)괘’는 ‘쾌(夬)괘’로 바뀐다고 했다. 이 ‘쾌괘’는 못이 하늘 위에 있음을 상징하는 택천쾌(澤天夬)의 괘이며, 둑이 터지기만 하면 무서운 기세로 쏟아져 내려오는 형세이니 결단과 처결을 요하는 괘이다. 괘사(卦辭)는 이렇게 강조한다. “쾌는 소인의 간악함을 조정에서 드러내 밝히고 신실(信實)함으로 동지들에게 호소해 도움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위험이 닫칠 것이니 먼저 자신이 다스리는 읍민에게 고하고,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이롭지 못하다. 실행하는 것이 좋다.” 소인을 제거하는 방도에 관한 설명이다. 용(제왕)이 소인들 때문에 위태롭기 때문에 소인을 덕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아직 ‘항룡유회’의 단계는 아니다. ‘비룡재천(飛龍在天’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하게 돼야 ‘항룡유회’의 단계, 즉 레임덕에 처한다. 하지만 위험하다. 지지도의 ‘하락 추이’가 이를 말해준다. 물론 3차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 간의 ‘종전선언’, 경제회복 등으로 지지도는 얼마든지 반등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핵심이 아니다.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효(爻)’가 구오(九五·비룡재천)에서 상구(上九·항룡유회)로 바뀌고, ‘건괘’가 ‘쾌괘’로 변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비룡’이 ‘항룡’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는가. ‘건괘’가 ‘쾌괘’로 바뀌는 것을 연장 또는 차단하는 방편은 없는가. 우선 ‘비룡’은 겸손해야 한다. 최정상에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 자세를 낮추고 또 낮춰야 한다. 덕과 지혜가 있는 참모들의 건의와 민초들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쾌괘’의 일을 먼저 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인제거(小人除去)’다. 즉, 과감한 인사혁신이다.

그렇다면 ‘소인’은 누구인가. 청와대에서 ‘자기 정치’를 하는 일부 참모들이다. 즉,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경력관리 차원에서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피해서 ‘자기 정치’를 하는 일부 비서(수석·비서관·행정관)들이다. 이미 국민은 목격한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1년도 되지 않아 청와대를 떠난 비서들이 적지 않았다. 2019년이 되면 상당수 비서들이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예비 국회의원들의 대합실인가. 국회의원 훈련원인가. 대통령 대신 민생과 경제를 챙기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틈만 나면 지역구에 기웃기웃하는 비서들이 적지 않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만일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기반을 다지고 경력을 관리하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고 권부(權府)인 청와대를 활용하고 있는 비서들이 있다면 말이 안 된다.

그들은 이제 떠날 때가 됐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청와대에 남아 있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말없이 국정보좌에 전념하고 있는 비서들만 남고, 정치인 지망생들은 조용히 떠나기 바란다. 더 이상 문 대통령
   
을 욕되게 하지 말고 국정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와대 비서들은 ‘오직 대한민국’, ‘오직 문재인 대통령’이어야 한다. 자기는 없다. 이른바 ‘순장조(殉葬組)’만이 청와대에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비룡재천’에 머물러 있어야 나라가 태평하다. 국민이 행복하다. ‘괘(卦)’가 바뀌기 전에, ‘효(爻)’가 변하기 전에 청와대 비서들의 ‘결단! 결단!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문 대통령도 ‘예스(YES)’와 ‘노(NO)’를 분명히 해야 한다. ‘괘’와 ‘효’는 모호할 때 바뀐다.

조한규 중소기업신문회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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