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상호·대아상호·안국 등 9곳 고정이하비율 10% 넘어
동원제일은 0.8% 불과, 유안타·오투·흥국·강원 등 1%대
금리 인상에 부실위험 커질 수도…"여신관리 강화해야"

▲ 저축은행업계의 부실대출 규모가 빠르게 줄고 있지만 일부 영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여전히 10%를 크게 웃도는 등 업체간 대출 건전성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대출 건전성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영세저축은행들은 계속되는 적자에다 대출부실 등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웃돌고 있는 반면 건전성 관리에 성공한 저축은행은 2% 미만까지 낮추는 등 업체간 대출 건전성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3일 예금보험공사의 금융회사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11.3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원상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2.8%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고 대아상호저축은행(17.8%), 안국저축은행(13.2%), 삼호저축은행(11.7%), 대백저축은행(11.6%), 진주저축은행(11.2%), 고려저축은행(11.0%), 부림저축은행(10.2%), 애큐온저축은행(10.0%) 등이 뒤를 이었다.

총자산 500억원 미만의 영세저축은행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악화된 곳이 많았고,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대원상호저축은행은 올 1분기 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대아상호저축은행(-6억원)과 안국저축은행(-4억원) 등도 적자를 냈다.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동원제일저축은행(0.8%)으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0%대를 기록했다. 이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4324억원, 대출금은 3622억원, 연체율은 2.7% 수준이다. 유안타저축은행(1.2%), 오투저축은행(1.2%), 흥국저축은행(1.5%), 강원저축은행(1.7%),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1.7%)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 미만이었다. 

남양(2.0%), 센트럴(2.1%), 드림(2.3%), 오에스비(2.3%), 영진상호(2.4%), 에스앤티(2.4%), 상상인(2.6%), 인성(2.7%), 더블(3.0%), 키움예스(3.0%), 제이티(3.2%), 삼정(3.4%), 금화(3.5%),  비엔케이(3.6%), 대신(3.6%), 오성상호(3.6%), 신안상호(3.7%), 신한(3.7%), IBK(3.8%), 아산상호(3.9%) 등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유진저축은행(2.4%)과 KB저축은행(2.6%), 디비저축은행(2.7%), 한국투자저축은행(2.7%) 등이 2%대에 머물렀다. 모아저축은행은 5.1%, SBI저축은행은 5.5%, 오케이저축은행은 7.5%, JT친애저축은행은 7.6%, 웰컴저축은행은 8.8% 등을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의 합계액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을 5% 이하로 유지해야 자산건전성이 좋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고위험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정 등의 여파로 저축은행업계의 실적악화 우려감이 큰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승으로 부실채권이 더욱 확대돼 신용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건전성은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은 업권의 특성상 금리인상 등 경영환경에 따라 부실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총량에 대한 속도조절,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여신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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