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생 노력은 물론 정부 지원 절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어닝 쇼크' 기록하면서 부품 협력업체들의 생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실적이 부진하면 협력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납품 단가를 낮추며 힘겹게 버텨왔던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주문량이 줄거나 추가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받게 될 경우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실정이다. 대기업의 적극적인 상생노력은 물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24조4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76.0%나 감소했다. 시장 추정치인 7000억~8000억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따라 영업이익률도 1.2%로 작년 동기보다 3.8%포인트나 하락했다.

차량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112만1228대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마케팅, 리콜 등 일시적 요인으로 영업비용이 8.6%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76.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67.4% 감소한 3060억원에 그쳤다. 달러 환율 하락 등 외부요인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협력업체들도 울상이다. 이미 적자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많은 상황에서 완성차의 부진으로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장된 1차 협력사 89개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0.9%로 2.8% 포인트 감소했다. 협력사의 47.2%에 해당하는 42개사가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이 중 28개사는 올해 적자로 전환됐다. 사실상 줄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부품업계체의 관계자는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들도 많을 정도로 부품업계 상황이 심각하다”며 “완성차 실적이라도 좋으면 납품단가 인상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실적부진으로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완성차업체가 부족한 수익분을 협력업체를 통해 만회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납품가 후려치기’에 대한 우려다. 한 협력사의 관계자는 “결국 납품업체에 단가 인하 고통분담이 요구될 것”이라며 “대기업도 힘들겠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정이 정말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상생의 미덕을 발휘해줘야 한다. 아울러 정부도 정책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부품업계는 지난 22일 정부에 3조원 이상의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은 "2~3차 목소리 더 반영토록 프로세스 개선하겠다"며 "정기협력 등 목소리 듣고 1차 협력업체 결정할 때 반영토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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