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가속화…수도권-지방간 산업 양극화도 우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서울‧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의 분양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커지고 자금이 인기 지역으로 쏠리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일감이 줄어든 지방 중소‧중견 주택업체와 지방은행도 타격을 입으면서 부동산 양극화가 산업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수도권의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95.3%로 전 분기의 88.5%보다 6.8%포인트 올랐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개시일 이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기간의 평균 분양률을 의미한다. HUG의 주택분양보증이 발급된 후 입주자 모집승인을 받아 분양한 30가구 이상의 전국 민간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 3분기 기타지방(수도권과 5대 광역시, 세종시를 제외한 지역)의 초기 분양률은 평균 58.6%로 집계됐다. 전 분기 64.8%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 초기 분양률은 87.7%로 비교적 높았지만, 2분기의 98.4%보다는 10.8%포인트 급감했다.

지방이 더욱 위축됐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수도권과 지방의 초기분양률은 동반 하락세지만 수도권(-1.4%포인트)에 비해 5대 광역시와 세종시(-6.2%포인트)와 기타지방(-16.1%포인트)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이에따라 지방의 미분양 문제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보고(8월 기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 6만호중 6대 광역시(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을 제외한 기타지방이 전체 물량의 80%를 차지했다.

지역 주택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분양 여건이 나빠지면서 분양하더라도 미달하는 경우가 많아져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지방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감소 등 영향을 받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지방은행의 주담대 증가율 각각 5%대와 2%대로 2%대와 1%대에 그친 시중은행을 앞섰지만 올해 1분기는 시중은행 0.8%, 지방은행 0.3%으로 역전됐다. 특히 조선 등 기반 산업이 침체된 지역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 집값을 잡으려다 인기지역의 가격은 더욱 올라가고 지방 침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라며 “더욱이 지방 산업을 일으켜 자연스럽게 서울 과밀화 현상과 집값 안정화를 유도해야할 판에 오히려 지역 산업이 흔들리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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