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계 카드사 ROA 매년 하락세, 3년새 평균 1%p↓
비용 절감에 사활…총자산경비율 일제히 하향곡선
실적악화 우려에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전망 확산

▲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와 카드대출 규제 등 영업환경 악화로 '어닝 쇼크'에 직면한 전업계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내리막을 걷으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전업계 카드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이 추락하고 있다. 정부의 잇단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대출 규제 등 각종 악재로 '어닝 쇼크'에 직면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각종 규제와 치열해지는 영업환경으로 수익내기가 힘들어진 카드업계가 제반 비용절감 등 긴축경영에 고삐를 죄면서 전업계 카드사의 총자산경비율도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4일 전업계 카드사들이 공시한 경영실적 현황을 보면 신한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 2015년 6월 말 3.33%에서 올 6월 말 2.07%으로 1.26포인트 가량 하락했고, 삼성카드도 같은 기간 3.09%에서 1.61%으로 1.48포인트 떨어졌다.

이밖에 현대카드(2.07%→1.63%), KB국민카드(2.18%→1.19%), 우리카드(1.77%→0.90%), 롯데카드(1.60%→0.13%) 등도 ROA가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카드의 경우 전업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ROA가 2015년 6월 말 -0.06%에서 올 6월 말 1.74%로 개선됐지만,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1%대에 머물렀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신한·삼성카드 등 대형카드사들의 ROA는 3%대에 달했지만, 매분기 하락세를 지속하며 3년 만에 1%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부진한 것은 영업환경 악화에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익은 2014년 2조2000억원에서 2015년 2조원, 2016년 1조8000억원, 지난해 1조2268억원 등으로 매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익(9669억원)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 급감했다.

카드사들의 실적을 갉아먹는 최대 요인은 정부의 잇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다. 지난 7월 말 소액결제 업종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해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은 총 11번 하향 조정됐다.

또한 금융당국은 조만간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1조원 가량 인하하는 내용이 담긴 내년도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졸업·입학 등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추가 적립 등의 혜택을 주는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내리겠다는 복안이다.

카드산업의 저수익구조 고착화로 실적개선을 비용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면서 카드사의 긴축경영 정도를 보여주는 총자산경비율도 일제히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카드의 총자산비율은 2015년 6월 말 5.57%에서 올 6월 말 4.82%으로 떨어졌고 하나카드(4.28%→3.87%), 롯데카드(3.60%→2.79%), 삼성카드(3.16%→2.28%), 신한카드(2.57%→2.18%), KB국민카드(2.25%→2.19%), 우리카드(2.06%→1.96%)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총자산경비율은 총자산에서 총경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운용자산 대비 인건비와 전산비, 임대표 등의 판매관리비를 얼마나 지출했는지 보여주는 생산성 지표다. 이 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비용절감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당장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영여건 악화로 비용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상황에서 언제든 조직 통폐합이나 인력감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