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규 LCC 면허 발급…‘고강도 제재’ 진에어 타격 불가피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출현이 본격화하면서 ‘레드오션’인 LCC업계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업체들이 ‘수성’을 위한 전략짜기에 분주한 가운데 오너일가의 불법행위로 고강도 제재를 받아 ‘불시착’한 진에어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말 새로운 LCC 심사 기준 등을 담은 '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포하고, 새 기준에 따라 내년 3월 안에 면허 신청 항공사에 대한 면허 발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항공사 4곳이 면허 신청서를 국토부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출범 준비 중인 플라이강원, 충북 청주공항 기반의 에어로케이, 인천 기점인 에어프레미아,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소형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에어필립 등이 신청 접수를 마쳤다. 청주를 기점으로 화물전용사업을 준비하는 가디언스도 면허 획득에 도전한다.

국토부는 신생 항공사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내년께 최종 면허 발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존 LCC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출혈경쟁이라는 비판이 나올정도로 수익성은 악화하고 점유율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장 경쟁만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 수요  선점에 실패하면 곧바로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 조종사 부족, 수익성 악화에 따른 정비 불량 등 문제도 난제로 꼽힌다.

그나마 자본금 등 사업 역량을 키워논 상위사들은 후발 주자들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경쟁이  더욱 극심해질 경우 이들 역시 입지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이 올해 항공기와 정기 취항 노선을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진에어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일가의 불법 등기이사 사태로 논란이 됐던 진에어는 면허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는 피했지만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 고강도 제재를 받았다. 이 때문에 올해 신규 노선 취항과 B737-800 등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이처럼 성장동력이 크게 꺽인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출현하고 선두업체와의 거리는 더욱 멀어질 경우 레드오션으로 통하는 현 시장 상황에서 이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중장거리 저비용항공사를 표방하고 있어 면허 취득에 성공할 경우 진에어의 강력한 맞수로 떠오를 수도 있다. 진에어는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대형기를 보유하면서 하와이 등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수익성 고민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업자가 더 늘어날 경우 사실상 치킨게임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며 “진에어의 경우 제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다가 제재가 풀려도 한번 뺏긴 시장 수요를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