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잇단 사퇴로 ‘전문경영인 무덤’ 오명…친족 경영 강화로 경영 투명성엔 의문일 듯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주요 치킨 가격을 인상하면서 2만원대 ‘비싼 치킨’ 대열에 들어섰다. 원가 인상 압박에 불기피한 결정이라는 사측의 설명이지만 서민들의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회사돈으로 자녀들 미국 유학비를 충당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형성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BQ는 19일부터 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기로 하는 등 가격인상 방침 가맹점주에 통보했다. 대상 품목은 황금올리브를 비롯해 총 3개 치킨 제품이다. 여기에 일부 가맹점에서 받는 '배달비'까지 더하면 기본 치킨 메뉴의 소비자가는 2만원에 이르게 된다.

BBQ 측은 “패밀리(가맹점)들의 요구로 인상이 결정됐다”며 “9년만의 가격인상으로 임대료 인상, 배당앱서비스 등 원료비 부담으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최근 윤 회장의 횡령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갑작스런 치킨값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근 KBS는 윤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는 의혹이 제기했다.

보도 이후 BBQ 측은 즉각적으로 "공영방송인 KBS가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이미 소명된 부분도 사실처럼 보도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법원에 보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에서 KBS가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법원은 BBQ 측이 KBS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에서 신청 내용 대부분을 기각하고, 일부만 인용했다. 법원을 앞세워 KBS 보도를 ‘언론갑질’이라고 규정했던 BBQ측의 입장에서는 망신살이 제대로 뻗친 셈이다. 아울러 KBS 측은 추가 보도를 통해 보도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윤학종 대표의 돌연 사임도 무성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표는 건강이 나빠져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달 31일 공식 퇴사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1일 취임 이후 불과 만 9개월 만의 퇴임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의혹과 무관치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이성락 전 대표에 이어 윤 전 대표까지 짧은 기간에 회사를 떠나면서 BBQ가 '전문경영인의 무덤'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윤 전 대표의 퇴임으로 BBQ는 윤 회장의 동생인 윤경주 단독 대표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이에 따라 윤 회장 일가의 친족경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이 즐겨 먹는 치킨 가격이 ‘날개’를 달고 있다”며 “정부는 치킨업체들의 가격 인상 배경을 철저하게 조사해 원가 인상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