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생보사 5곳 현재 주가 모두 공모가 밑돌아
보험업황 악화에 생보주 연중내내 약세장 연출
'상장추진' 교보생명 주식공모 흥행 여부 주목

▲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생명보험사들의 주가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먼저 상장에 나선 동양생명을 비롯해 한화·삼성·미래에셋·오렌지라이프생명은 증시입성 당시 시장의 높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크게 밑돌며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처지다. 생보업계의 실적부진 가시화로 향후 업황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에서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 추진을 선언한 교보생명의 주식공모 흥행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생보사 중 가장 먼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동양생명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5370원으로 공모가(1만7000원) 대비 68.4% 하락한 상태다.

동양생명 주가는 중국 안방보험그룹 매각 이슈로 강한 상승탄력을 받았던 2015년 6월11일 장중 1만6250원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9월 매각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줄곧 하락곡선을 그렸고, 2016년 1월20일에는 장중 1만원이 깨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선 4월18일 장중 8830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한화생명 주가도 올들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월31일 장중 7510원까지 올랐던 한화생명 주가는 줄곧 떨어져 전날 4255원에 장을 마쳤다. 현재 주가는 2010년 상장당시 공모가(8200원)에 비해 48.1%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최근 2년새 한화생명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26일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8160원이다.

2010년 5월 상장한 삼성생명의 경우 전일 8만3700원에 장을 마치면서 공모가(11만원) 대비 23.9% 가량 하락한 상태다. 올들어 줄곧 공모가를 상회했던 주가는 5월 말에 11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계속해서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2015년 7월 상장한 미래에셋생명과 지난해 5월 증시에 입성한 오렌지라이프생명 역시 각각 공모가(7500원), 공모가(3만3000원) 대비 45.7%, 12.3%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올들어 서서히 오른 주가는 6월12일 장중 6090원까지 찍었지만, 이후 하락 반전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생명도 올 2월1일 장중 최고가 6만2100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 생보사 주가의 공통점은 올해 내내 하락세를 그리며 대세 약세장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장기채권 금리가 떨어지고, 한국의 경우 경기우려와 보험사의 채권 수급 요인까지 반영되면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금리로 인한 보험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이 연말까지 계속되고, 금리 흐름에 민감한 생명보험업종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3' 생보사 중 유일한 비(非)상장사였던 교보생명은 지난 11일 상장 추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국제회계기준(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한 자본확충이 주요 상장 배경이라는 게 교보생명의 설명이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인식하는 IFRS17은 2022년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보험금 지급 능력을 새로 평가하는 K-ICS도 시행된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 판매가 많은 생보사의 경우 IFRS17 시행으로 부채가 급증할 수밖에 없어 회사내 보유자금 규모를 키워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먼저 상장된 생보사들의 현재주가 모두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보생명 역시 같은 선례를 밟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며 "내년 보험업황 악화와 K-ICS 시행 등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장 생보사들의 주가상승 여력이 제한된 가능성도 있어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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