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탈락’ 수모…해외부실 털어내면서 리스크 줄고 수주강화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신 현대건설이 올해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해외부실을 대거 털어낸 상황에서 적극적인 수주로 건설명가를 재건하겠다는 각오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렸던 반포1단지 재건축을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 성적표로 취임 첫해를 마무리한 박동욱 사장의 적극적인 경영행보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16조7309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0.9%, 영업이익은 전년도 14.8% 각각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5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44.1% 급증했다.

쿠웨이트, 카타르 등 해외 사업에서 원가율 조정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국내 주택 이익 감소와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4분기 영업이익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 탈환도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2014년 삼성물산에 시공능력평가 1위를 내준 뒤 5년 연속 2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현대건설은 다르다는 평가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1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0.6% 증가한 1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아파트 분양 확대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으로 인한 원가율 개선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알제리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은 연초 해외 수주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남북경협 수혜를 제외하고도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평균 하단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실제 현대건설은 전년 대비 26.6% 늘어난 24조1000억원을 올해 수주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도 건설업 경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목표 설정이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다른 나라 건설사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가스와 복합화력, 해양항만, 송·변전 사업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시장에서 나오는 사업을 적극 수주하고, 신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수주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도 현대건설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현대건설만의 강한 자부심과 불굴의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건설명가로 재건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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