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감사 의견 ‘한정’…2년 연속일 때 상장 폐지
박삼구회장 그룹 재건에 캐시카우 역할했지만 부작용 커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캡쳐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대한 물음표가 켜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감사의견 ‘한정’을 냈다. 대기업의 경우 이례적인 조치로, ‘한정’ 의견은 통상 이 회사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액면가 이하의 주가로 속을 끓여온 투자자들은 또다시 불거진 악재에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재무제표 등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다고 22일 공시했다.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운용리스항공기 반납정비 충당금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 반영 ▲당기중 취득한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그 배경을 제시했다. 애초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결산 결과 지난해 순손실이 104억원이라고 밝혔지만 감사보고서에선 1050억원으로 증가하고, 영업적자도 975억원에서 1872억원으로 불어났다.

삼일은 "회사가 영위하는 항공운송업은 환율, 유가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고, 저가 항공사의 노선 확장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현재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1조7515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현 재무제표는 자산과 부채가 정상적 사업 활동 과정으로 회수 및 상환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처리됐으나 향후 대외변수로 인해 재무상태나 경영성과가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말 유동부채 규모는 3조2794억원에 달한다. 높은 부채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만약 2년 연속 감사의견 ‘한정’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로 경영에 실패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이 와해된 그룹을 재건에 나서는 과정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유동성난이 심화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부채로 인식하는 새 회계기준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재감사를 신청해 한정의견 사유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향후 자금 조달 등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도 9578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해야한다.

소액주주들의 표정은 어둡다. 현재 각 포털 증권 게시판에서는 사측을 성토하는 글들이 속속 게재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믿고 기다렸더니 결국 대주주는 살고 소액주주들만 골탕 먹게된격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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