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배당 확대 기대감…공매도 급증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 재산 상속과정에서 경영권 분쟁과 배당확대 가능성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물량이 급증하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진칼우선주는 10일 낮 12시30분 현재 상한가인 3만6300원에 거래중이다. 한진칼우선주는 지난 8일과 9일에도 상한가로 마감, 지난 5일 1만6550원이었던 주가가 단숨에 2배로 뛰었다. 지난 5일 2만5000원대 였던 한진칼 주가도 현재 3만145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조 회장 지분 상속 과정에서 오너일가 지분율 감소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요인으로 것으로 보인다. 우선주를 제외한 조 회장의 현재 기준 한진칼 지분가치는 약 3540억원으로 30억원을 초과시 적용되는 상속세율 50% 감안하면 상속세는 17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로 상속이 이뤄질 경우 조 회장 지분 절반이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조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을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3남매의 지분율이 2%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사모펀드인 KCGI의 지분율이 12.8%에 달한다는 데 있다. 지분 상속 과정에서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오너일가가 다른 방법으로 상속 재원을 마련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신증권은 "장기적으로 3남매 간의 지분정리와 계열분리 등 숙제는 남겠지만 당분간 지분을 공동보유한 상태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룹은 오너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배당재원 확보를 위해 유휴 부동산과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대한항공 등 지분 매각,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 5년간 상속세 분할납부 등의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한진칼의 배당금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조 회장의 상속세 납부와 관련해 상속인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 증액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분경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한진 일가는 조 회장의 지분을 최대한 지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상속재원을 마련하는데 사활을 걸겠지만 2대주주인 KCGI과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 가능성도 남아 있어 지배력 수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이 같은 기대감이 투자매수세를 이끌면서 한진칼, 특히 우선주의 주가 폭등을 이끌고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기업이 배당을 하거나 잔여재산을 배분할 때는 다른 주식보다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

하지만 단기간 2배나 오른데다 최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조 회장의 부고가 알려진 지난 8일 현재 한진칼의 대차거래 계약 체결량은 190만9347주로 전체 상장종목중 공매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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