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묵·최성욱·정진문·김영표 사장 등 CEO 재신임 잇따라
실적개선이 배경…임기내 성과 좋으면 장기경영 가능해져

▲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가 임기 내 경영성과가 좋으면 재신임을 통해 장기경영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주는 평가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저축은행업계에 '장수 CEO'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4년 이상 연임에 성공하는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 수장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3년 미만으로 짧은 임기가 지속가능경영을 헤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임기 내 경영성과가 좋으면 재신임을 통해 장기경영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주는 평가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저축은행업계에 '장수 CEO'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윤 대표는 2012년 JT친애저축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7회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윤 대표가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와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회사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연임 배경으로 꼽았다. JT친애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12년 말 출범 당시 1조166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3898억원으로 7년새 2배 이상 확대됐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4억원을 기록했다.

최성욱 JT저축은행 대표도 4회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JT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주총에서 최성욱 대표의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2년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 경영본부장을 거쳐 2015년 JT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JT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출범 당시인 2014년 말 4296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204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 4년간 꾸준한 흑자를 기록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77억원의 순익을 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정진문 각자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3월 1일부로 각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간 SBI저축은행은 기업금융을 총괄하는 임진구 각자 대표이사 사장과 개인금융을 총괄하는 정진문 각자 대표이사 부사장을 함께 내세워 저축은행 업계에서 유일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운영해 왔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진문 각자 대표가 중금리대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데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실천하는 등 개인금융 부문에서 업적을 인정받아 각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삼성물산을 거쳐 삼성카드 상무,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개인영업 총괄 전무 등을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 SBI저축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총괄해왔다.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조5101억원으로 전년(5조7298억원)에 비해 31.1%(1조7803억원) 늘었고, 지난해 순익은 1310억원으로 1년 전(889억원)보다 47.4%(421억원) 확대됐다.

이밖에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도 지난해 말 4연임을 확정하며 수장자리를 지켰다. 김영표 사장은 2011년 신한은행 마케팅지원그룹장 부행장을 지냈고 2013년에는 신한은행 리테일부문장과 영업추진 그룹장,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5년 1월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신한저축은행 역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총자산의 경우 2017년 말 1조2606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4269억원으로 13.2%(1663억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익은 138억원에서 158억원으로 1년새 14.5%(20억원)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과감한 투자결정이 필수적이지만, 2~3년 단위로 사장이 바뀌는 상황에서는 이런 전략적 의사결정이 현실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라며 "장수하는 CEO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경영계획을 짤 수 있는 만큼 당장 눈에 보이는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영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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