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법인 단체협약 놓고 갈등 심화…소비자 신뢰도 회복 먼저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한국GM의 법인분리 강행이후 신설법인 단체협약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측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앙노동위원회도 최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려 이제 파업 실천을 위한 노조의 결정만 남았다. 심각한 판매부진이 지속되다 지난달 가까스로 5개월만에 반등을 시도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한국GM 노조는 앞으로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조합원 50% 이상이 쟁의행위에 찬성할 경우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이달 22∼23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노조 조합원 20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노조는 지난 11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 상태다. 일단 노조 측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보고 향후 쟁의행위 방식이나 수위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노사갈등의 핵심은 신설법인 단체협약 문제다. 노조에 따르면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앞서 노사 단체교섭에서 법인분리 전 기존 단체협약의 내용을 크게 변경한 '회사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 요구안에 차별성과급 도입, 징계 범위 확대, 정리해고 일방통보, 노조 활동에 대한 사전 계획서 제출 등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지엠이 ‘먹튀 수순’이라는 노조의 반발에도 법인 분리를 강행한 뒤 노사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법인 분리가 사실상 한국 시장 철수와 고강도 구조조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사측은 디자인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급기야 회사의 주력 세단 변경 모델을 공개하는 행사장 앞에서 집회도 열렸다.

소비자 반응은 차갑다. 한국GM의 1분기 판매량은 1만66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뒷걸음질 쳤다. 그나마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가 각각 7241대, 3373대 팔려 전체 실적을 밑받침했다. 지난달 내수와 수출 모두 판매량이 5개월 만에 늘어났지만 각각 전년동기대비 각각 2.4%, 4.5% 증가 정도로 반등 수준은 크지 않다.

이런 상황서 노조의 파업이 또다시 현실이 되고 사측은 노조 주장을 무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3월 한국GM의 판매량이 소폭 반등했지만 사측의 프로모션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번 돌아선 소비자들을 되돌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노사 모두 알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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