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회장 개인회사 계열사 내부거래로 살찌고 배당도 쏠쏠
일감 준 오뚜기에 지분 일부 매각했더니 500억원 생겨
일감규제 역주행 지속하며 문재인 대통령 ‘갓뚜기’ 칭찬 무색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오뚜기의 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규제 해소 노력이 함 회장의 개인회사인 오뚜기라면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오뚜기라면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의 '호프타임'에서 오뚜기그룹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아주 잘 맞는 모델기업“이라는 칭찬을 받은 뒤에도 높은 내부거래로 성장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감 규제 강화는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오뚜기의 역주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경제개혁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오뚜기 등 중견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비판하고 정부가 이들 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감시를 강화하면서 오뚜기도 일감 논란 해소 노력을 본격화했다.

오뚜기는 일감몰아주기 회사로 지목된 풍림피앤피·상미식품을 지난해 9월 흡수합병하고 일부 회사의 함 회장 일가 지분도 인수했다. 일감을 줘 성장시킨 함 회장의 회사 지분을 다시 오뚜기 회사 돈으로 샀다는 점에서 평가가 다 좋지는 않지만 일감 논란 해소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일감 대표기업인 오뚜기라면은 “일감몰아주기 해소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회사 측 입장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간간히 합병설만이 나돌뿐이다. 함 회장의 오뚜기라면 지분율은 32.18%, 오뚜기는 27.65%다. 사실상 함 회장의 개인회사다.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율은 100%에 육박한다. 해마다 실시되는 현금배당도 함 회장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일감 규제 해소가 함 회장에게 꼭 나쁜 것도 아니다. 앞서 일감 회사 지분 매각으로 함 회장 일가는 약 500억원대의 현금을 챙겼다. 추후 남은 지분을 팔게 되면 오뚜기그룹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함 회장이 납부한 상속세 1500억원 보전도 먼 꿈이 아니다. 오뚜기와 오뚜기라면이 합병한다면 함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금상첨화다.

일감 논란 해소에 지배력강화, 그리고 상속세납부금액 회수까지 일석삼조가 가능한 셈이다. 이에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함 회장이 정말 머리가 좋으신 것 같다”며 “우호여론과 이미지는 물론 실리까지 모두 챙기는 묘책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뚜기는 아직 머뭇거리고 있다. 오뚜기가 ‘갓뚜기’, ‘새 정부와 잘맞는 모델’로 꼽히며 착한기업으로 각인된 상황에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사측이 논란 해소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더욱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 등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호프회동’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며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 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오뚜기는 그때의 오뚜기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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