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요 은행주 오름세…실적에 배당 기대감 부각
은행 CEO들도 잇따라 자사주 매입, 주가 부양에 힘써
"저평가 속 배당수익 매력 충분…투자심리 개선될 것"

▲ 지난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은행주가 올해는 지루한 약세장을 벗어나 기지개를 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 증권사 객장에서 전광판을 보는 투자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지난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은행주가 올해는 지루한 약세장을 벗어나 기지개를 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권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선방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준 데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측면에서 하반기에는 상승곡선이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도 책임경영을 외치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은행업종 대장주인 KB금융(0.32%), 하나금융지주(2.19%), 우리금융지주(1.09%), 기업은행(1.09%), JB금융지주(0.36%), DGB금융지주(0.12%) 등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신한지주(-0.11%), 제주은행(-0.42%)은 소폭 하락세다.

지난해 약세장에 갇혔던 은행주는 올해 들어 상승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신한지주 주가는 올 1월2일 3만94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한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갔고 전날 4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대비 15.23%(6000원) 가량 오른 것이다.

KB금융 주가는 지난해 1월12일 장중 6만92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올해 연초에 4만5950원(종가)을 찍은 이후 전날 4만6350원에 장을 마치며 0.87%(400원) 소폭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1월19일 5만55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연중 내내 하락곡선을 그렸다. 올 1월2일 3만6150원이었던 주가는 2월13일 4만550원까지 올랐고, 이후 등락을 거듭해 전날 3만6600원에 장을 마쳤다.

지주사 전환으로 우리은행에서 종목명을 변경해 재상장한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2월14일 1만6000원(종가)을 찍은 이후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종가는 1만3750원으로, 상장 당시보다 14.06%(2250원) 가량 빠졌다.

지난해 코스피의 지루한 약세장 속에 은행주가 더 맥을 못 췄던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와 국내 증시의 부진 등 각종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고환율, 미·중 무역분쟁 우려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 점도 은행주 약세의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올해 은행주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밝은 모습이다. 은행권의 안정적인 이익 달성이 가능한 만큼 은행주의 저평가 속에 배당수익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들은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전환되는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의 강화 속에서 국내 은행들은 자산·이익 성장률이 다른 아시아 국가대비 낮은 반면, 이익 안정성은 월등히 높기 때문"이라며 "궁극적으로 은행주가 현재의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기 위한 최대 관건은 가시적인 주주환원 증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우려 또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부담이지만, 금리 센티멘트(심리)는 글로벌 금리 추이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실적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있는 데다 대출성장률도 기대 이상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은행주 투자심리 개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행권 CEO들도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2월 우리금융지주 신규 상장일과 3월에 이어 지난달 29일까지 올 해에만 세 차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로써 손태승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5만3127주에 달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본질가치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그룹 경영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주가부양 및 주주친화정책 의지를 대내외에 재차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6일 자사주 1000주를 추가 매입했고, 허인 국민은행장은 3월 12일과 4월 11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62주, 2438주를 사들였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도 취임 직후 하나금융지주 주식 4000주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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