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갑질사태에 오너일가 일탈로 소비자 외면
매일, 사건사고없고 활발한 나눔활동으로 호평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우유업계 전통의 맞수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경쟁이 매일유업의 우위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남양유업이 갑질과 오너일가의 일탈 후폭풍에 흔들리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는 사이 매일유업은 큰 사건사고없는 무난한 경영에 활발한 나눔활동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가격정책에서도 남양유업은 업계 최고수준의 가격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을 높인 반면 매일유업은 동결로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결국 ‘민심’이 양사의 명암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한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양사의 실적 곡선은 최근 본격적으로 격차를 벌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1조3005억8078만원, 영업이익은 45.4% 늘어난 743억6803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7.9% 증가한 583억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 감소한 1조794억원,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8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억3954만원으로 전년 동기 50억2077만원 대비 95.2% 감소했다.

지난해 두 기업의 매출 격차는 2200억원대에 달한다. 수익성은 남양유업이 몇십억원대로 떨어지면서 비교 자체가 민망한 상황이다.

인구감소에 내수침체 등으로 우유업계 전체가 공통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성적표는 달랐던 셈이다. 두 기업에 대한 여론이 중요한 역할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양유업은 2013년 ‘욕설우유’,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사태 이후에도 홍원식 회장의 과보수 논란이나 잊을만 하면 터지는 식품 이물질 사고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결혼·출산을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하다가 비판대에 올랐으며 최근엔 ‘황하나 마약 사건’의 유탄까지 맞았다. 사측이 창업주 외손녀의 엄정처벌까지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매일유업은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활발한 나눔활동으로 소비자들에 점수를 따고 있다. 매일유업은 20년째 선천성 대사이상 특수분유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며 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발달장애아동 음악축제' 후원, 연탄봉사 등 다양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김선희 대표는 그 흔한 과보수 논란도 없다.

가격정책도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1ℓ짜리 우유는 900㎖로 용량을 줄였다. 남양유업의 가격 인상률은 먼저 가격을 올린 서울우유 3.6% 인상 보다 높다.

반면 매일유업은 우유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소득이 빠듯한 서민들에겐 다행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각각 창업주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50여년 피땀어린 노력 끝에 국내 정상급 유제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사람은 1960년대 낙농업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같은 성공신화를 썼다. 하지만 그들의 후대에서 국민의 평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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