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7월 금리인하 유력…"한은 8월 인하 가능성도"
금리인하 충격파 우려, 집값·가계부채·환율 자극할 수도

▲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의 미칠 충격파가 얼마나 커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강력한 신호를 내보내면서 한은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에 따른 국내 시장의 충격파가 얼마나 커질지 여부로 쏠린다. 집값 상승 등 과열우려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부동산 시장은 물론 우리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한은의 '2019년도 제10차(5월 31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한 지난달 31일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의견을 냈던 조동철 금통위원 외에 다른 위원 1명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금통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 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며 "다만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발언을 한 위원의 이름은 의사록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는 다음달 18일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다름없는 발언으로, 다음 회의에선 최소 두 명이 명시적으로 금리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조 위원 1명만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정책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연준이 다음달을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은도 이에 동참할 것이란 분석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연말까지 2차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빠르면 7월, 늦어도 9월 1차례 인하에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1차례를 더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기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이 7월 금리를 내리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8월로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2.6∼2.7% 성장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물론 한은이 내놨던 2.5%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다. 대표적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환율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기준금리를 내리면 자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게 되고,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대는 아파트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가계부채의 경우 올들어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지만, 대출 총량이 1500조원이 넘어선 만큼 여전히 국내경제를 흔들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춤했던 대출 증가세는 다시 가팔라질 공산이 크다. 

게다가 최근 1200원을 목전에 두고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금리인하 여파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금융안정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변수인데, 이는 금리 인하가 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도 외환시장에서의 원화약세 여부가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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