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경영에 임직원 비리행위까지…조봉환 이사장 쇄신 제대로 해야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문재인 정부의 경영평가제도 전면 개편 이후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방만경영에 임직원 비리행위 등이 부정평가의 원인이 됐다. 신임 조봉환 이사장이 소진공 바로 세우기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정부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소진공은 '미흡(D)'을 받았다. '아주 미흡(E)' 평가 보다 한 단계 위지만 대한석탄공사 1곳을 제외하고 소진공보다 낮은 등급은 없다.

이번 평가는 1983년 경영평가제도가 도입된 지 30여년 만에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 중심으로 경영평가제도를 전면개편한 이후 실시한 첫 평가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안전, 윤리경영, 일자리, 상생 협력 등 사회적 가치 관련 평가 배점을 종전보다 50% 이상 대폭 확대했다.

소진공의 낮은 경영평가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시장경영진흥원과 소상공인진흥원을 통합해 2014년 탄생한 시장상인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조직이지만 소진공은 그 설립 취지에 턱없는 행태를 보여왔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소진공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상공인에 예산 9조8552억원을 투입됐으나 폐업이 늘어나는 등 소상공인 경영 여건은 오히려 악화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방만경영과 임직원들의 비리행위도 도마에 올랐다. 소진공은 2016년 말 일반운영비 예산소진을 위해 자산취득비 성격의 집기 6000여만원어치를 일반운영비로 구입하는 등 부적절한 예산 집행으로 비판 받았다. 퇴임을 앞둔 전 이사장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하고 인사 등 핵심 보직으로 전보되거나 여직원을 성추행한 팀장급 직원이 승진 발령되는 상식이하의 일이 벌어졌다.

이에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사장 기관 주의 조치와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하는 등 뒤늦게 관리에 나섰지만 소진공 부실관리에 대한 책임을 중기부도 면키는 힘들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현재 소진공은 지난 4월 취임한 조봉환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등 현장과 정책업무를 두루 거치면서 대표적인 중기부통으로 꼽힌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사장이 교체되고 신임 조 이사장이 변화를 약속했지만 그동안 구축된 소진공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기에는 아직 멀었다”며 “허울 좋은 말뿐이 아니라 팍팍한 경기 여건에 주눅든 소상공인을 위한 진정어린 운영책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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