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최고의 가치”라더니 올해도 노동자 사망사고 끊이질 않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안전경영이 의심받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터전 구현'을 강조해왔지만 올해도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포스코 내부출신이지만 비 엔지니어 출신으로 일선 현장을 잘 모르는 그가 경영에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에서는 이달에만 추락사고가 3번이나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홀로 기계점검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인 후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에는 코크스 보관시설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가 계단 틈에 빠져 추락했고, 이틀 뒤에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성형탄공장에서 핸드레일 교체작업을 하던 한 하청업체 노동자가 4m 아래로 추락해 다쳤다.

이처럼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죽음의 제철소’라는 비판까지 따라붙으면서 포스코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 보다 심각한 대형사고가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표한다.

이에대해 포스코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며 "포스코 노동자를 더는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최정우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는 안전 관련 대책이 미비하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에만 의존했고 최고 책임자인 최정우 회장은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없이 함구하고 있다“며 ”원가절감을 위한 1인 근무 등 사고의 철저한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관련법 위반이 드러나면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실 최 회장은 취임부터 안전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 ‘안전다짐대회’에서 최 회장은 “안전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라며 향후 3년간 안전 분야에 최소 1조원을 투입해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도덕성 논란도 일고 있다. 현재 노동부는 최근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 회사측이 현장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대해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조사 방해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내부출신 사령탑에 대한 살망감도 나온다. 포스코의 한 간부급 직원은 “내부출신인 최 회장이 사령탑에 오르면서 그동안 포스코를 멍들게 했던 ‘CEO 잔혹사’가 끊어지고 개혁과 혁신의 기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조탄압이나 노조탈퇴 종용 등 부동노동해위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앞서 추혜선 정의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며 포스코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전근대적인 반 노동 정서와 억압적 문화를 고수하면서 이에 저항하는 노조를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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