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역대 최저로 떨어질 듯
협력업체 경쟁 치열해지고 수익 악화로 울상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한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재차 최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수 납품 비중이 높은 협력체들의 실적 불안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상장사인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개사의 올해 상반기 국내 공장의 생산능력은 모두 172만942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75만6930대)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88만61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고 기아차는 76만1000대로 2.4% 줄었다. 반면 쌍용차는 8만2320대로 0.9%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 차 생상능력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한국의 자동차 산업'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453만5000대로 2003년(439만6000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차 생산능력은 2003년을 기점으로 상승으로 돌아서 2012년에는 498만4000대까지 올랐지만 2013년 이후로 감소세로 돌아서 2017년에는 460만대(458만9000대)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 자동차 생산실적도 2013년 452만1429대에서 지난해 402만8705대로 5년 만에 10.9%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세계 5위였던 한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 순위는 지난해 인도와 멕시코에 밀려 7위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국내 차 생산능력의 반전은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가절감, 강성노조, 관세, 현지공략 등 이유로 해외생산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경우 올 하반기 인도 공장(연산 30만대) 가동에 들어가면 해외 생산능력은 연간 5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심화될 경우 국내 협력업체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는 점이다. 한 완성차업체의 협력업체 관계자는 “국내 생산 감소는 협력사 납품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완성차 메이커와 함께 해외로 진출하거나 해외 공장에 납품하는 일부 협력사를 제외하고 많은 협력사들에게 해당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생산 물량이 줄면 줄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무한 반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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