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마케팅비용·모집인 축소 등 감량경영
비용절감 노력에 상반기 순익 0.9% 감소 선방
하반기도 업황악화 불가피…"실적방어 어려워"

▲ 카드산업의 저(低)수익구조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업체간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전업계 카드사들은 너도나도 마케팅비용과 카드모집인 축소 등 '마른 수건 짜기'식 긴축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카드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대출 규제 등 업황 악화에 수익내기가 녹록치 않게 돌아가면서 올해 실적 확보에 빨간불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산업의 저(低)수익구조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업체간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카드사들 모두  마케팅비용·카드모집인 축소 등 '마른 수건 짜기'식 긴축경영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91억원) 가량 감소한 것이다. 

올해 초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대폭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순익 감소 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다. 이는 전체 카드의 신용판매 매출이 19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 늘어나면서 수수료 인하 효과를 반감했고, 카드사들이 전방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올 1월 말부터 하향 조정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매출액이 5억~10억원에 해당하는 가맹점은 1.4%, 10억~30억은 1.6%로 낮췄고, 30억에서 500억원에 해당하는 가맹점도 평균 수수료율을 1.9%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러한 수수료율 인하 조치로 연간 순익이 8000억원 가량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카드사들은 너도나도 비용 절감 등 실적 확보를 위한 선제 대응에 돌입했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디지털 인력을 대거 채용한 반면 그해 4분기에 정규직 200여명을 감축해 올 상반기에 인건비가 대폭 줄었다. 여기에 카드모집과 일회성 마케팅 등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그 결과 상반기 순익이 12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4%(444억원) 늘었다. 비용 절감에 따른 일종의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무이자할부 등 이벤트를 대폭 줄인데 이어 대규모 희망퇴직과 고비용 영업채널인 카드모집인 감축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전속 신용카드 전속 모집인 수는 총 1만3811명으로 지난해 12월 말(1만6658명)보다 17.09%(2847명)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익은 2014년 2조2000억원에서 2015년 2조원으로 쪼그라들었고 2016년 1조8000억원, 2017년 1조2268억원, 2018년 1조4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2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카드업계는 올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를 비용 절감으로 막아내며 순익 감소를 최소화했지만, 하반기에는 가맹점 수수료 환급 등 악재가 많아 실적 하락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달 중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에 수수료 568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올해 1월 말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에 따른 조치다. 

신규 카드 가맹점은 매출액 정보가 없어 해당 업종의 평균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매출액 규모가 작은 가맹점도 영업 시점부터 1∼7개월가량 높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지만, 개정된 감독규정에 따라 매년 상·하반기 매출액이 확인돼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지정되면 기존 수수료에서 우대 수수료를 뺀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이 끝나면 결과에 따라 인하된 만큼 수수료를 정산해 돌려줘야 하는 만큼 수익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인사적체 해소와 비용절감을 위해 언제든 구조조정에 나설 공산이 크다"며 "과도한 마케팅비를 줄이고 카드 모집 인력을 감축하는 등 몸집줄이기 행보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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