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치열한데 유가도 급등…LCC 구조조정 가능성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시설 드론 공격에 따른 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업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항공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유류비 부담까지 늘면서 실적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오른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8년 12월 1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4일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의 원유 설비가 가동을 멈춘 것이 배경이 됐다. 사우디는 이번 사건으로 하루 평균 570만 배럴가량의 원유 생산이 감소했으며, 시설복구에 향후 수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당분간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따라 국내 산업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수익성에 직결되는 항공‧해운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항공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우리 국민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관광 등 항공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유류비 부담까지 더욱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20~30%에 달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가 인상은 원가 인상으로 직결된다”며 “유류할증료를 올려 피해를 일부 만회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소비자 항공료 부담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항공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 역풍 우려가 더 높아 유류할증도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최근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상황은 더욱 난처하다. 부채만 수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유가상승 등으로 실적전망까지 나빠지면서 인수전 흥행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향후 인수기업의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자금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주목된다. 저비용항공업계의 경우 출혈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지난해 다수의 신규업체까지 추가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 증가로 출혈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수익성 고민이 깊어진 업체들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유류비 부담까지 커지게 될 경우 신규사업자나 체력이 약한 후발업체가 얼마나 버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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