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상반기 순익 120억원…1년새 79% 줄어
처브라이프생명은 여전히 적자행진, 순손실 29억원↑
동양생명 순익 32% 증가…업황악화 속 실적격차 확대

▲ 외국계로 주인이 바뀐 중소형 보험회사의 실적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푸본현대생명 본사 모습. 사진=푸본현대생명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외국계로 주인이 바뀐 중소형 보험회사의 실적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대만계로 다시 태어난 푸본현대생명은 주인이 바뀐지 1년 만에 순익이 뒷걸음질했고, 미국 보험그룹 에이스(ACE)그룹 품에 안긴 처브라이프생명은 적자폭이 확대되며 실적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업체별 사업보고서를 보면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익(총괄-IAS39 기준)은 120억원으로 전년동기(576억원) 대비 79.17%(456억원) 줄었다. 영업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8377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1807억원으로 1년 새 40.95%(3430억원)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7809억원에서 1조1670억원으로 49.44%(3861억원)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568억원에서 137억원으로 75.88%(431억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수익률 지표도 부진한 모습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0.44%에서 올 상반기 0.63%로 0.19%포인트 증가한 반면, 운용자산이익률(3.70%→2.85%)과 총자산수익률(0.90%→0.17%), 자기자본수익률(38.66%→3.01%)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대만의 2위 생명보험사인 푸본생명을 최대주주로 맞은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해 9월13일 푸본현대생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2년 옛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출범한 현대라이프생명은 수년 동안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등 실적부진에 시달려왔다. 

푸본현대생명은 2015년에 4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6년(-198억원), 2017년(-612억원)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 덕에 2018년 540억원의 순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푸본현대생명이 대주주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아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지만, 갈수록 악화하는 영업환경에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처브라이프생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 상반기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동기(-47억원) 대비 적자 폭이 61.70%(29억원) 확대됐다. 수입보험료가 줄고 해약환급금과 입원급여금이 늘어나면서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영업수익이 지난해 상반기 1312억원에서 올 상반기 1343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1360억원에서 1421억원으로 확대되면서 같은기간 영업손실이 48억원에서 77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익성 비율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5.67%에서 올 상반기 -11.53%로 악화됐고 운용자산이익률(3.27%→2.93%), 총자산수익률(-0.54%→-0.84%), 자기자본수익률(-6.42%→-9.22%)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처브라이프생명은 1992년 미국의 뉴욕생명과 고합그룹이 합작한 고합뉴욕생명으로 국내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고, 1999년 고합그룹이 철수하면서 뉴욕생명의 한국지사로 변경됐다. 미국 뉴욕생명이 2011년 한국지사를 에이스(ACE)그룹에 매각하면서 대주주와 사명이 바꼈고, 대주주인 에이스그룹이 스위스 보험그룹인 처브(Chubb)그룹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지금의 처브라이프생명으로 변경했다.

처브라이프생명은 2004년 이후 최근까지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08회계연도에 가장 많은 7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5년 -204억원, 2016년 -277억원, 2017년 -204억원, 2018년 -214억원 등 매년 2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고 있다. 

반면 중국 안방보험이 주인인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에 711억원의 순익(K-IFRS 별도기준)을 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540억원)보다 31.67%(171억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0.98%→1.22%)과 총자산수익률(0.35%→0.44%), 자기자본수익률(4.70%→5.95%)이 개선세를 보였고, 운용자산이익률(3.09%→3.01%)은 소폭 떨어졌다.  

동양생명은 그동안 흑자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순익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1510억원의 순익에서 2016년 54억원으로 96.36%(1455억원) 줄었고, 2017년에는 1844억원으로 3314.81%(1790억원)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513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1년새 72.18%(1331억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전반의 실적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외국계 자본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생보사들의 실적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라며 "저금리 기조 속에 핵심 영업기반인 보험영업 적자가 갈수록 확대되는 등 영업환경 악화에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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