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마블’ 비판 속 비게임 투자 우려…증시 반응도 미지근

▲넷마블 홈페이지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국내 대표 게임업체 넷마블의 렌탈업체 웅진코웨이를 인수를 두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넷마블은 게임과 렌털이라는 조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지만 사실상 게임사업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임이 수출 효자라며 규제완화 등 지원을 강화해온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체면을 구기됐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지난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했다. 같은날 넷마블도 관련 사실을 공시했다.

웅진그룹이 본입찰 마감 후 4일만에 서둘러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한 가운데 넷마블이 제시한 금액이 1조8300억원대이고 웅진그룹 역시 애초 목표 매각가인 2조원보다 적은 1조8500억원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거래에는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계약이 성사되면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08%를 소유한 1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가전제품 등 모든 장치를 정보통신 기술로 연결해 제어하는 스마트홈의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을 웅진코웨이 렌털 기기에 적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 아울러 매일 일정 금액을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구독경제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포석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넷마블이 본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업에 진출하는 데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게임 산업에 대한 한계나 성장에 대한 넷마블의 불안감이 비게임사업 진출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넷마블은 그동안 막대한 현금을 획득한 캡슐형 아이템 등 사행성 논란으로 이른바 ‘돈마블’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굉장히 좋은 사업 기회가 있었고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독경제 산업에 진입하는 것"이라며 "현재 게임 산업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불안감에 대해 선을 그었다.

증시의 반응은 더욱 극명하다. 공시나 나온날 넷마블 주가는 0.75% 하락한 9만2100원에, 웅진코웨이는 0.98% 상승한 8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웅진코웨이 모회사인 웅진씽크빅은 21.95% 올랐고, 웅진그룹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웨이의 렌탈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구독경제 시장 진출 시도는 신선하지만 인수후 현금 흐름 개선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아직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인수합병 매물이 나왔을 때 실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인수 결정 확정 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이 결정돼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으로 벌어들인 돈이 비게임 영역으로 가게 되면 그만큼 게임쪽 투자 여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게임산업 고객이 그대로 렌털 등 스마트홈 고객으로 전환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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