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자산관리체계 전면 개편 줄이어
DLF사태 계기로 고객자산 운용능력 중요
지방은행도 자산관리 차별화에 역량 올인

▲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안정적인 고객수익률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은행권의 자산관리 특화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자산관리 특화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호실적을 견인해 온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최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안정적인 고객수익률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소비자신뢰를 높이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자산관리서비스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들도 고객수익률 확대에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체계 개편에 적극 나서며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1일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강화를 목표로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서비스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고객 수익률과 자산관리 중심의 평가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고객의 자산과 은행이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판매 상품을 선정하는 상품위원회 심의절차를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하고, 은행 내 투자상품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협의체를 신설해 투자상품 판매 리스크를 더욱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또한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 환경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은행 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위험이 크지 않은 채권형이나 혼합형 상품, 포트폴리오 중심의 상품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고객 자산관리 중심의 상품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 평가체계 개선을 함께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상품선정에서 판매, 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 걸쳐 영업체계를 혁신하고 인프라, 영업문화,  KPI(핵심성과지표)를 고객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등 각 부문별 세밀한 ‘핀셋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객케어에 집중하기 위해 4분기 자산관리상품 관련 KPI 평가를 제외하고, 외형실적 위주의 평가방식을 혁신해 고객중심의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도 불완전판매 원천차단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 손님중심의 영업문화 확립, 자산관리 역량 강화 등 3개 부문에 걸쳐 은행의 정책, 제도 및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작업에 나섰다. 올 하반기부터 PB 평가지표(KPI)인 손님수익률 배점을 대폭 상향했으며 향후 손님수익률 평가를 일반 영업점까지 확대 시행하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KPI를 개선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은행권 최초로 '목표 달성률 평가'를 도입할 계획이다. 내부 경쟁을 유발하는 상대평가 방식을 폐지해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성과평가 항목을 단순화하고 영업 전략 결정 권한을 현장에 위임해 영업점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모든 영업점 평가에 '고객가치성장' 지표를 신설해 고객 관점에서 적합한 상품을 완전한 프로세스를 통해 권유하고 상품 판매 이후에도 고객 자산관리 노력과 금융 자산 건강도를 평가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포통장이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등 고객 자산보호 활동에 대한 평가도 신설한다. 

지방은행들도 차별화된 자산관리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5월부터 모바일 플랫폼 투유뱅크앱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PFM)'를 제공 중이다. PFM는 경남은행은 물론 타 금융기관의 예ㆍ적금 계좌목록과 거래내역 조회, 대출내역, 카드 승인 현황 등 전 계좌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경남은행은 개인자산 현황을 진단해 개인별 맞춤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5월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을 시작으로 달서구 월배동,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구 북구 옥산로 등 4곳에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점포를 결합한 복합점포 1~4호점을 열었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의 지역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이투자증권 투자자문 노하우를 접목시켜 다양한 금융투자와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DLF 사태를 계기로 고객자산의 안정적인 운용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며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은 물론 은행원의 평가지표도 고객중심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