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낮추는 원·달러 환율…11월에도 하락세
당분간 홍콩시위·무역협상에 변동성 장세 예상
"내년 1160원대 안팎 안정된 흐름 이어갈 것"

▲ 미국 달러화 약세 속에 홍콩시위와 미중 무역분쟁 등 겹악재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하향 안정세가 굳어지는 원·달러 환율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 기조가 굳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 가량 12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부터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며 석 달 만에 1170원선 밑으로 내려왔고, 지난주에는 1150원대로 떨어지며 추세적인 하락장으로 전환된 모양새다. 미국 달러화 약세 속에 홍콩시위와 미중 무역분쟁 등 겹악재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앞으로도 원화강세 압력이 높아질지 주목된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3.3원 떨어진 116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7원 하락한 달러당 1165.1원으로 시작한 뒤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환율은 홍콩시위와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날 9.3원 급등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11일 급등에 따른 부담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 폭을 일부 되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원화와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만약 홍콩 시위가 더 격해질 경우 중국이 홍콩에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 높아 아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관세 철회설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무역협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홍콩 시위에 따른 중국·홍콩 금융시장 추이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따라 변동폭을 키울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지난 4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159.2원에 장을 마치며 4개월여 만에 1150원대로 떨어졌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7월 1일(1158.8원) 이후 처음이다. 이후 줄곧 하락곡선을 그렸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1157.5원(종가)까지 떨어지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을 받겠지만, 내년에는 1160~1170원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미중 무역협상 기대를 바탕으로 10월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지난주 화웨이 제재 완화와 양국의 관세 철폐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위안화 환율이 3개월 만에 7위안을 하회했고, 원·달러 환율도 이에 연동되며 1150원대에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는 미 달러 약세와 국내경기 반등, 캐리트레이드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강세 압력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며 "내년 달러-원 환율은 연평균 1164원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하반기 중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등이 환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완만한 V자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보다 11원 하락한 1171원으로 전망한다"며 "상반기 중에 달러화의 흐름이 약세로 전환되더라도 글로벌 무역갈등과 국내 펀더멘털 여건 등이 해결되기 전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로 1166원을 제시했고, 내년에는 이보다 소폭 높은 1169원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반등 가능성과 우리나라의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등이 내년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을 다소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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