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평균금리 대부분 20% 안팎…고금리 여전
애큐온·메리츠캐피탈, 고신용자 평균금리 17% 넘어
이자수익 확대에 사활…"금리체계 정교화 노력 필요"

▲ 일부 카드·캐피탈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0%에 육박하는 등 여신금융업계의 '고금리 대출장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여신금융업계의 신용대출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금융권 전반의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카드·캐피탈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에 육박했고, 신용등급 1~3등급 고객에게 적용된 금리가 17%에 달하는 등 여신업계의 '고금리 대출장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여신금융협회의 신용대출 공시를 보면 지난달 18일 게시 기준으로 메리츠캐피탈의 고신용(1~3등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7.17%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신용대출을 취급 중인 23개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애큐온캐피탈의 평균금리도 17.10%를 기록, 업계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롯데캐피탈 16.91%, 도이치파이낸셜 16.64%, 한국캐피탈 16.24%, 오케이캐피탈 16.07%, JT캐피탈 15.86%, DGB캐피탈 15.13%, BNK캐피탈 14.63%, 하나캐피탈 14.28%, 아주캐피탈 14.16%, KB캐피탈 13.42% 등의 순이었다.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4개 전업계 카드사의 고신용자 적용 평균금리는 삼성카드가 16.95%로 가장 높았고 신한카드는 14.60%, 롯데카드는 12.94%, 우리카드는 10.00%를 나타냈다. 

신용등급 4등급의 경우 오케이캐피탈(19.90%)과 메리츠캐피탈(18.48%), 애큐온캐피탈 (18.21%), 아주캐피탈(18.00%), 한국캐피탈(17.96%) 등의 평균금리가 높았고 5등급에서는 오케이캐피탈(19.89%), 메리츠캐피탈(19.51%), 도이치파이낸셜(19.23%), JB우리캐피탈(18.98%), 애큐온캐피탈(18.61%), BNK캐피탈(18.56%), DGB캐피탈(18.47%) 등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개인신용대출 전체 평균금리는 오케이캐피탈(20.81%)과 메리츠캐피탈(20.68%)이 나란히 20%를 넘겼고 도이치파이낸셜(19.04%), DGB캐피탈(18.44%), 애큐온캐피탈(18.32%)이 뒤를 이었다.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삼성카드(17.48%), 신한카드(17.30%), 롯데카드(15.37%), 우리카드(14.73%) 순이었다. 

반면 여신금융사 가운데 개인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폭스바겐파이낸셜로 1~3등급 평균금리가 5.01%에 불과했다. 고신용자 평균금리가 10% 이하인 곳은 폭스바겐파이낸셜 한 곳 뿐이었다. 또한 4등급(5.00%), 5등급(5.81%), 6등급(10.13%), 7~10등급(5.01%)에서도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산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의 변동에 따라 움직이는 기준금리에 차주의 신용등급이나 마진 등을 바탕으로 산출한 가산금리가 더해 정해진다. 금융사들은 가산금리를 재량껏 산정하면서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출자의 신용도와 담보에 따라 달라지는 가산금리는 신용대출의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어 담보대출 금리보다 더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부 캐피탈사들이 신용도가 높은 고신용자에 대해서도 10% 중후반대의 높은 금리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관행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자장사'를 바탕으로 여신금융사의 이자수익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0개 여신금융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8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066억원) 보다 1.6%(172억원) 줄었지만, 이자수익은 2조7956억원으로 1년 전(2조5554억원)에 비해 9.4%(2402억원)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신금융사들이 차주의 위험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시장원리를 존중하겠지만, 금리산정체계가 합리적으로 운용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