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입김'에서 완전 자유로울지 의문
불법정치자금수수 사건 수사 대상에 올라
LGU⁺ 추격에 노조 ‘적폐경영’ 낙인 부담도

▲'황창규 복심'으로 통하는 구현모 사장(사진)이 KT의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그가 황 회장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는 리더십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올해 사령탑이 교체되는 KT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KT는 지난해 연말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5G(세대) 이동통신 경쟁력 확보, AI 등 신성장 먹거리 확보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불법로비 의혹에 따른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 내정자의 ‘묘수 풀이’가 주목된다.

구 사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임기 3년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구 사장은 내부출신으로 누구보다 KT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안정적인 그룹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그는 황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으로 통해 과연 취임 후에 황 회장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지 의문이 터져 나온다. 그는 KT 불법정치자금 사건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가 회장이 아닌 사장 명함을 받는 것도 해석이 다양하다. KT는 이번부터 대표이사 회장 직제를 없애고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향후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황 회장이 KT의 마지막 회장으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대표 선임 과정에서 ‘상왕 논란’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황 회장의 후임이 황 회장 보다 낮은 직책으로 사령탑에 오르게 된 셈이다.

당장 구 사장은 다양한 현안을 풀어야한다. 먼저 가장 시급한 현안인 5G(세대) 이동통신에서 KT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KT는 5G 로드맵을 가장 먼저 제시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강력한 추격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통신사별 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194만963명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KT(132만4376명)와 LG유플러스(108만9837명)가 2위를 다투고 있다. SK텔레콤과의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와의 거리는 가까워진 셈이다.

유료방송 시장 1위 수성도 비상이 걸렸다. CJ헬로를 인수한 LG유플러스의 합산점유율은 24.5%로 KT(IPTV)·KT스카이라이프(31.1%)를 바짝 추격하는 구도가 됐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가 이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KT의 1위 수성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구 사장은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스마트의료 등 신사업에 대한 구상도 본격화해야 한다. KT는 최근 '인공지능(AI) 컴퍼니' 도약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 최순실 사태이후 각종 비리의혹에 휘말리면서 훼손된 기업 이미지 쇄신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내부 단합도 시급한 숙제다. 구 사장 내정에 대해 KT새노조는 “혁신이 아닌 적폐경영의 연속을 선택했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바 있다.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의 적폐경영 후계자를 선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했으며 황창규 회장 체제와의 단절과 혁신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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