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부진에 인력구조조정 지속
활황 때 인재 부재 큰 문제될 수도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지난해 한국 조선업이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하면서 본격적인 업황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저가수주물량과 여전히 낮은 수준의 선가 문제로 수익성 회복은 아직 요원해 인력 구조조정의 빌미가 되고 있다. 문제는 향후 조선업황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숙련공 부재 등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52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37.3%인 943CGT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 1위로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다.

한국 조선업의 회복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52.2% 늘어난 3850만CGT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세계해상기구의 환경규제가 올해 시행되고 친황경 선박 발주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 향후 10년간 100척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도입을 계획중인 카타르는 올해 40척을, 미국 에너지업체인 아나다코는 모잠비크 LNG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16척의 발주를 예정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 대형 LNG선 발주물량 11척을 모두 수주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의 인력구조조정은 그치지 않으면서 안팎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이후 4년 만에 정년이 10년 미만 남은 사무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수주 회복세에도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수주 성과에도 주요 조선사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25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7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3분기 31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수주가 매출로 나타나는데 2~3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수년전 저가수주 물량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조선업황 회복세가 빨라질 경우 지금의 인력조정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도의 조선 기술력을 갖추고도 한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일본은 인재 부재가 쇄락의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며 ”직원들을 회사에서 내보내는 것이 단기 비용절감의 효과를 줄지는 몰라도 향후 숙련공 부재의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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