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연장에 원단 들여오는 중국 공장 문닫아
생리대‧물티슈도 생산 차질 우려…대책마련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국내 마스크 제조기업들의 원료 재고 물량이 불과 1~2주 생산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급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원단 부족으로 마스크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당 원단은 마스크뿐만 아니라 생리대, 물티슈 생산에도 사용되면서 이들 품목 품귀 현상까지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마스크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는 마스크를 만드는 원단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에서 마스크 원단을 만들고 우리나라에서 가공하는 구조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마스크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고 원단 자급율은 약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마스크 원단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수입된 제품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절 연휴 기간을 늘리면서 마스크 원단을 만드는 공장 역시 문을 닫게돼 수급 불안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원단 재고물량이 1~2주분에 그치는 마스크 생산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장된 춘절이 예정대로 끝나고 공장을 정상 가동한다고 해도 원단이 국내에 오기까지 빨라도 2월 중순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최근 마스크 수요 폭증으로 원단 재고분이 바닥난 곳도 생겨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및 중화권 기업들이 마스크 물량을 대량으로 주문했지만 원단이 다 떨어져 오더를 못받는 국내 마스크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현재 가동중인 업체들의 재고마저 소진되고 중국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국내 마스크 공급이 원활치 못할 전망이다. 현재 일부 유통점에서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등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는 상황에서 공급마저 줄어들 경우 혼란이 우려된다. 더욱이 마스크 생산에 쓰이는 원단은 생리대나 물티슈에도 사용된다.

마스크 원단 수입사들의 재고가 완전히 동날 경우 상황이 덜 급한 생리대나 물티슈 기업 원단을 끌어와 대체사용하는 방안이 가능하지만 원단 수급 부족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쉽지 않다. 국내 원단 생산기업이 몇군데 있지만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에 이후 정부가 이른바 ‘소부장’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국민보건과 관련된 소재 산업에 대한 지원 역시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1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는 9692명, 사망자는 213명이라고 발표했다. 의심 환자는 1만5238명에 달한다. 2003년 사스 당시 전 세계 환자가 8098명, 사망자가 774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불과 한달여만에 사스 수준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해외 확진자도 증가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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